민주통합당 송호창 의원이 전격 탈당 후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했지만 그럼에도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안 후보 간에 구축된 '연대감'은 앞으로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송 의원의 탈당은 안 후보와 문 후보 사이에 한동안 긴장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실제로 송 의원이 지난 9일 탈당하자 문 후보는 "아프다"는 짧은 말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민주당 진성준 대변인 역시 전략 공천을 받아 당선된 송 의원을 향해 "정치 도의에 어긋난다"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같은 민주당의 반응을 근거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향후 안 후보와 문 후보 간 관계가 당분간 소원해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야권 내에서는 이같은 분위기가 그리 오래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상 민주당은 송 의원의 이적 배경을 '안 후보와 송 의원 간 특수관계'로 규정하며 조기 진화에 착수하는 분위기다.

양측 모두 사실상 反 박근혜 후보 전선을 형성하며 단일화를 논의하는 상황에서 장기간의 '긴장모드'는 실리도 없을 뿐더러 자칫 대선에서의 큰 오점을 남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간 송 후보가 당적을 뛰어넘어 안 후보를 향한 새누리당과 일부 언론의 네거티브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는 점을 들며 이번 결단을 예상된 수순으로 평가하는 당내 분위기도 일부 감지된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이번 사태를 안 후보와 단일화를 향한 여정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으로 받아들이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내부 단속을 단단히 할 경우 송 의원 외 다른 민주당 의원이 추가로 안 후보 캠프에 합류할 가능성 역시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밖에 정치권에서는 갈수록 강도를 높이는 새누리당의 검증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송 의원의 안 후보 캠프 합류가 '전략적 선택'이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이 당내 안대희·한광옥, 김종인·이한구 갈등에 쏠리는 시선을 외부로 분산시키기 위해 국정감사를 통해 안 후보 네거티브 공세에 진력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안 후보의 학력이나 안랩 관련 의혹이 국감에서 집중 제기되고 있지만 민주당으로선 단일화 경쟁상대인 안 후보를 대놓고 변호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자신의 선거캠프인 '진심캠프'에서 캠프에 합류한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날 안 후보 캠프는 송 의원을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선임했다.<뉴시스>
이런 가운데 안 후보 캠프에 현역 의원이 없어 국회 본관 기자회견장조차 마음껏 활용하지도 못한다는 점은 큰 약점으로 평가돼왔고, 결국 이같은 현실이 송 의원과 민주당으로 하여금 고육지책을 쓸 수밖에 없도록 했다는 것이 '시나리오'처럼 떠돌고 있다.

나아가 최근 안 후보와 문 후보 간에 벌어지고 있는 정치혁신 논의 역시 견조하게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안 후보가 제시한 '시·군·구 의회 정당 공천 폐지' 요구에 문 후보 측은 ▲정책대의원 제도 강화 ▲직장위원회 신설 ▲청년·대학생위원회 신설 ▲모바일 정당화 추진 등으로 화답했다. 앞으로도 이같은 양 후보간 정치혁신 토론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의 안 후보를 향한 시각 역시 송 의원 이적과 관계없이 기존의 '협력적 경쟁관계'에서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달 25일 후보 등록일 전까지 단일화 과정에서 서로의 약점을 들추는 것이 아닌 서로의 강점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안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 역시 양측의 관계 악화 전망에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각자 국민들과 소통하고 국민들에게 진심을 보이는 그런 방식의 노력이 돼야한다"며 "맞부딪치는 방식으로는 비춰지고 싶지 않고 우리도 그렇게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야권 내에서는 이번 송 의원의 이적으로 오히려 단일화를 향한 교두보가 마련됐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송호창 의원이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캠프 대변인직을 수행한 박원순계 인사라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런 송 의원이 안 후보 캠프 공동선거대책본부장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동시에 대표적인 박원순계 인사로 분류되는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역시 최근 문 후보 시민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마찬가지로 참여연대 사무처장 출신인 김기식 의원 역시 캠프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박원순 시장과 민주당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두 후보 캠프 수뇌부에 박원순계 인사가 자리 잡은 탓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오히려 야권후보단일화 논의에 한층 안정감이 더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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