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1년8개월만에 2%대로 내려앉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2%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2월(2.75%) 이후 20개월 만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로 내렸다. 한은이 올해 들어 두 번째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데다 수출과 내수 부진이 심각하다는 진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하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잦아든 것도 부담을 덜어줬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는 세계경제의 극심한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올해와 내년 경제 전망치를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하향한 3.3%, 3.6%로 예상했다. 유로존 위기 심화와 미국의 재정지출 축소, 유가 상승 가능성 때문이다.

국내 경기 상황도 심상찮다. 수출은 물론 내수 부진이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8월 광공업 생산은 0.7% 감소하면서 3개월째 뒷걸음질쳤다. 제조업 생산은 석 달째 감소했고, 평균 가동률(73.8%)도 3년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설비투자 역시 한 달 전보다 13.9% 급감하면서 2003년 1월(-15.2%) 이후 9넌7개월 만에 가장 컸다.

IMF는 한국 경제에 대해서도 전망치를 0.3%포인트씩 끌어내려 올해 2.7%, 내년엔 3.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역시 연간 성장률을 3.5%에서 3%로 하향한 데 이어 이날 2% 중반으로 수정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금리 인하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는 덜한 상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1.2%에서 2%로 올라섰지만 아직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3±1%)의 하단에 위치해 있다. 국제 곡물가와 유가 상승이 복병이지만 상승 압력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홍춘욱 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IMF가 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내리고, 3차 양적완화 이후 랠리를 보이던 주식시장도 경기 문제로 탄력이 둔화된 상태"라며 "국제 유가를 비롯한 공급 충격이 없다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덜한 만큼 연매 마지막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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