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새누리당사에서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최종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제18대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이 11일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박근혜 후보의 대선 가도에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내부 분란을 추스리고 전열을 정비한 만큼 박 후보가 이제 대선에만 전념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를 찾아 본인이 그 동안 강조해온 '통합과 쇄신이 함께가는' 2차 선대위 인선을 발표했다.

이번 인선 발표는 박 후보가 전당대회를 거쳐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50여일 만이다.

중앙선대위원장에는 당연직인 황우여 대표와 비박(非朴)계인 정몽준 전 대표, 여성CEO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올랐다.

이와 함께 김무성 전 원내대표는 선대위 총괄본부장직을 맡았고 박근혜 대선 후보는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키위해 공약위원회와 100% 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았다.

각 위원회별로 살펴보면 100% 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의 수석부위원장은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임명됐고, 부위원장으로는 인요한 연세대 교수, 윤주경 윤봉길 의사 친손녀, 김중태 전 서울대 민족주의 비교연구회 회장이 임명됐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인선 발표에 앞서 "새누리당과 중앙선대위의 중요 직책을 맡은 분들이 국민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믿는다"며 "행동으로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인선을 발표한 뒤 추가 인선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됐다고 본다"고 답해 당 선대위 인선이 사실상 마무리 됐다는 점을 밝혔다. 이정현 공보단장도 "상층부의 추가 인선 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이를 확인했다.

◇갈등해소 하고 통합 위한 정치력 보여

박 후보의 이번 인선은 논란의 대상자들을 누구하나 포기하지 않고 끌어안고 '당 내분'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는 통합과 단결을 위한 지도력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박 후보의 뛰어난 정치력이 다시 한번 발휘된 결과로 인식된다.

박 후보는 경제민주화를 놓고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갈등을 빚었던 이한구 원내대표를 중앙선대위에서 실질적으로 배제함으로써 김 위원장을 끌어안았다.

애초 쇄신파 의원들과 김 위원장의 표적이 됐던 이 원내대표는 '사퇴'가 아닌, 원내 사령탑 직을 유지하며 현재 진행 중인 국정감사 등 국회 운영 업무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조치는 대선이 60여일 남은 상황에서 여당의 대표 공격수 중 한 명인 이 원내대표를 사퇴시키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볼 수 있다.

또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은 예고됐던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이 아닌 수석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대신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직에는 박 후보 본인의 이름을 올렸다.

이는 한 전 고문이 주요직책을 맡을 경우 사퇴하겠다고 '최후통첩'한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의견을 반영함과 동시에 한 전 고문도 함께 가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실제로 안 위원장은 지난 10일 정치쇄신회의를 정상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정치쇄신특위에 대한 의지를 보였고 한 전 고문 역시 수석부위원장이라는 직책을 받아들일 것을 밝혀 둘 사이의 갈등은 수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새누리당사에서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최종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박 후보는 최근 당 내에서 제기된 친박 2선 후퇴론 등의 주장에 대해서는 공동선대위원장과 총괄본부장 직에 비친박계 인사로 분류되는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무성 전 원내대표를 인선하는 것으로 답했다.

정 전 대표의 공동선대위원장 임명 역시 당내 화합과 '대통합'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비박계 대표주자로 분류되는 이재오 의원의 합류는 현재까지는 불투명하다.

박 후보측에서는 이 의원에게 선대위 합류를 제안했으나, 이 의원측에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김 전 원내대표를 총괄본부장으로 낙점한 점은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참여 확대와 그 동안 강조해온 '쇄신·대통합' 이미지를 한꺼번에 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 더불어 친박 중심으로 꾸려져 온 선대위 구성에도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 전 원내대표는 부산을 지역구로 활동한 인사로 현재 거센 야풍이 불고 있는 PK지역에서의 위기를 극복하고 대선에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적임자로 분류된다.

그는 또 박 후보와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해 상도동계 인사들과의 불편한 관계를 개선하는 역할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원내대표는 김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민정·사정비서관과 내무차관을 지내는 등 핵심 포스트에 기용돼 국정운영을 경험한 바 있다.

◇성별, 장애 아울러 미래지향적 가치 담아…이들의 영향력은?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용준(74) 전 헌번재판소장은 1960년부터 판사로 입문해 50여년 간 법조계에 몸담은 '원로 법조인'이다.

김 공동선대위원장은 신임 헌법재판소장으로 지명될 당시 겸손하고 성실한 성품으로 법조계의 신망을 받았다. 특히 어릴적 소아마비를 앓아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았지만 장애인이라는 운명적인 삶을 낙천적인 성격과 의지로 딛고 헌재소장까지 역임한 인물로 높이 평가됐다.

이같은 인선은 '2개의 인혁당' 발언으로 헌법적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은 박 후보에게 헌법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부각시킴과 동시에 장애인 계층을 아우른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성주 회장은 20여 년간 패션산업에 종사하면서 MCM을 인수해 명품 브랜드로 성장시킨 여성기업인으로 여성계의 표심을 잡으려는 인선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김 회장의 인선과 관련, "여성이 활발하게 사회에 참여하는 나라 이뤄야 나라 발전할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노력하고 있는 분"이라고 평가해 자신이 그동안 강조해 온 여성의 사회참여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효과를 얻었다.

이번 인선은 성별과 장애를 포용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나아갈 미래지향적 가치를 담고 있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들이 선대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면서 박 후보의 대선 경쟁에 어느정도의 기여하게 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과거사 논란과 당내 갈등에 발목잡혀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었던 점을 미뤄볼 때 박 후보는 선대위 인선을 사실상 마무리 함으로써 내부상황을 추수려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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