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의 한 고급 레스토랑이 붉은 립스틱을 바른 여성의 입술을 연상케 하는 소변기를 설치했다가 논란 끝에 결국 철거한다.

11일(현지시간) 더 선에 따르면 전날 호주 시드니의 '더 아나나스 바 앤드 브라서리' 레스토랑이 여성의 입술 모양 남자 소변기를 설치했다가 성차별, 여성혐오 등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레스토랑 홍보 담당자는 "우리가 (여성 고객)에게 무례를 범했다면 그 점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3주 전 개업한 이 레스토랑은 네덜란드 여성 예술가 마이케 반 쉬진델이 디자인한 이 변기를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했다. 변기 등 특이한 욕실 소품을 만드는 이 회사는 '재미있게' 라는 개념이라고 주장하지만 비평가로부터 성차별하는 브랜드를 제작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페미니스트 평론가이자 작가인 안네 섬머스는 "소지니(misogyny·여성혐오증)'는 우리 사회에서 매우 보편적이며 이 변기의 디자인은 소지니의 한 사례로, 페미니스트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성차별 논란 끝에 입술모양 소변기를 철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6년 빈의 국립 오페라극장 인근 화장실에 이 같은 4개의 소변기를 설치했다가 여성단체들이 거센 반발로 결국 철수돼 이베이에서 경매로 팔린 바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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