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친노(친노무현)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9명이 21일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일괄 퇴진키로 해 향후 문 후보의 '쇄신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론과 安측 압박에 백의종군 선택…쇄신기반 마련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전해철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이른바 '3철'을 포함한 친노 인사 9명은 이날 오전 성명서를 내고 "저희들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이제 물러난다. 선대위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한 사람의 의원, 한 사람의 시민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친노그룹 '용퇴'에는 '3철'이외에 김용익 공감2본부 부본부장, 박남춘 특보단 부단장, 윤후덕 비서실 부실장, 정태호 전략기획실장, 소문상 비서실 정무행정팀장, 윤건영 일정기획팀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그동안 문 후보의 '용광로 선대위' 구성 원칙에 따라 선대위에서 주요 직책을 맡았으나 친노세력으로서 '쇄신'과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 '백의종군(白衣從軍)' 압박을 강하게 받아 왔다.

문 후보의 단일화 상대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역시 단일화의 조건으로 '정치혁신'을 내걸고 민주당의 변화를 요구해온 것도 이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이와관련, "사실 이들은 선대위 구성 단계 때부터 '세상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고민하며 합류를 망설였고 이를 문 후보가 만류했었다"며 "더 이상 인적쇄신이라든지 당내 친노-비노 논쟁이라든지 이런 것으로부터 후보가 받는 부담을 덜어줘야 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친노 참모그룹 9명의 백의종군과 함께 문 후보 측 선대위 미래캠프에는 '새로운정치위원회(새정치위원회)' 구성이 완료돼 쇄신작업이 본격화될 기반은 마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선구도 변화·정권재창출 시 재등장 개연성…당 지도부 후퇴도 불씨

문제는 선대위에서 핵심 역할을 해온 이들이 백의종군을 선택했다 할 지라도 막후에서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을 발휘할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친노세력과의 연결고리로서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데다 문 후보측이 '친노와의 절연'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선구도에 큰 변화가 야기되거나 정권재창출이 이뤄질 경우 이들이 자연스럽게 재등장할 개연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이렇게 될 경우 쇄신에 대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번 퇴진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출발단계인 쇄신작업의 범위가 어디까지 확산될 지다.

민주당 내 비주류 측은 이번 친노 인사들의 선대위 퇴진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해찬 대표 및 박지원 원내대표의 '2선 후퇴론'불씨를 살려갈 태세다.

'민주당 쇄신을 위한 의원 모임'에 참여하는 황주홍 의원은 친노 인사들의 선대위 퇴진과 관련, "민주당 쇄신에 하나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크게 환영한다"면서도 "다시 말하면 쇄신은 이번이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밝혔다.

황 의원은 "민주당의 쇄신은 크게 제도 쇄신 및 관행, 질서 등에 대한 쇄신 그리고 인적 쇄신으로 나뉘는데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인적 쇄신"이라며 "그 정점에는 이해찬 대표 및 박지원 원내대표 문제가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의미와 감동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쇄신모임은 오는 25일 조국 서울대 교수를 초청, 당의 쇄신 방안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다. 같은 날 초선 의원 10여명은 김한길 최고위원과 대선 승리를 위한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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