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문 후보는 전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호남 지역 의원 20여명과 만찬을 갖고 "지난달 안 후보의 출마선언을 보고 끝까지 (독자적으로)가려고 한다고 느꼈다.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참석 의원이 전했다.

문 후보는 "단일화는 본선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그리고 단일화만 된다고 해서 다 잘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라면서 "단일화는 정당 소속인 민주당 쪽으로 될 수 밖에 없다. 안 후보로 단일화가 돼서는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한다. 국민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함께 손을 잡고 다니면서 진심으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는 단일화를 해야하고 일자리 혁명과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한반도 평화, 정치개혁의 가치를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만찬에서 참석 의원들은 호남 여론이 안 후보에게 기울어져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자체 여론조사 결과 전남 지역의 경우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오차 범위내에서 접전을 벌이지만, 광주와 전북의 경우 안 후보가 문 후보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가 준비하는 '쇄신작업'과 관련해서도 고언(苦言)이 나왔다. 일부 의원들은 22일 발족한 미래캠프 '새로운 정치위원회'에 '민주당 쇄신을 위한 의원 모임(쇄신모임)' 소속 의원이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한 의원은 "경선 후 자만에 빠졌다. 엄중하고 비장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문제는 단일화에서 이기는 것인데, 노무현 정부에 대한 서운함을 푸는 것은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 다른 의원은 "단일화와 관련해 근거 없는 낙관론은 금물이다. 단일화 프레임에 갇혀서는 안 된다"며 "10~20%에 이르는 무당파층을 끌어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경쟁 상대였던 손학규·정세균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앞장서 지원활동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잘 알고 있다. 조금 더 힘을 모으자. 특히 호남의 지지도가 전국 판도에 영향을 주는 만큼 부족한 부분을 채워 달라"며 "민주당이 부족한 부분은 정치개혁과 정당쇄신으로 채워나가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정세균·정동영 상임고문은 호남에 가셔서 활동하실 것이고, 영남 선대위가 발족하면서 김두관 전 지사도 지원활동에 나선다. 손학규 고문 역시 화요일 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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