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대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이광범 특별검사팀은 30일 사저 부지 거래 실무를 담당한 청와대 소속 김태환(56)씨를 12시간여 동안 강도 높게 조사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40분까지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김씨는 청와대 경호처가 내곡동 부지를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34)씨와 공동으로 사들이는 과정에서 매입금 일부를 추가로 부담토록 해 국가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내곡동 사저 부지 선정과 매매 과정, 경호처와 시형씨 사이의 매입금 분담기준 등을 확인하며 배임 혐의 등에 관해 장시간 조사했다.

특히 경호처가 내곡동 9필지 중 3필지를 시형씨와 공동으로 사들이는 과정에서 시형씨가 내야 하는 금액을 줄이는 대신, 청와대 경호처가 더 많이 부담토록 배분해 국가에 손해를 끼친 혐의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이 김씨에 대한 처벌 방침을 세울 경우, 수사 대상이 김씨로부터 보고를 받고 계약에 관여한 청와대 '윗선'으로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김씨는 최근 특검 조사에서 시형씨가 내야 하는 부동산 중개수수료 1100만원을 청와대 경호처에서 대신 내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는 이날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와 '경호처에서 수수료를 대납한 것이 사실인지', '누구의 지시를 받고 누구에게 보고한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특검팀은 두 차례에 걸친 조사결과를 토대로 김씨에 대한 처벌 여부와 수위를 잠정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형씨에게 매입자금 6억원을 빌려준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은(79) 다스 회장과 김씨의 직속상관이나 다름없는 김인종(67) 전 청와대 경호처장을 내달 1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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