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방송 3사의 대선후보 TV토론회가 무기한 연기되거나 유보된 가운데 이에 대한 책임을 놓고 대선후보 간 공방이 4일 벌어졌다.

올해 대선후보 TV토론회는 과거와 달리 선거가 45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 번도 개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개최여부와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철수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은 이날 서울 공평동 캠프에서 브리핑을 통해 KBS 순차토론 무산과 관련, 박 후보에 대해 "과연 3자토론도 아닌 자신의 입장과 국정방향을 밝히는 순차토론도 거부하는 후보가 국민 앞에서 국정을 이끌어가는 지도자로서 자질과 능력이 있는지 대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KBS에 대해서도 "KBS는 안철수 후보에게 3자후보의 순차토론을 제의했고 애초 어느 한 후보가 순차토론을 거부한다 하더라도 나머지 후보로 순차토론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왜 애초에 약속한 것과 달리 3자토론도 아닌 순차토론을 취소하게 됐는지에 대해서 해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재인 후보 측 신경민 미디어단장도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무조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방송사 연속초청 토론을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분명한 것은 세 후보 중에 한 명(박 후보)이 여러 형식을 이유로 납득하기 어려운 조건을 걸어서 무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신경민 단장은 "이러다가는 우리 국민들은 이번 대선에서 공직선거법상 3회의 법정토론을 제외하고는 어떤 TV토론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후보간 토론(법정토론)은 연속 초청토론 이후에 이뤄지는 토론인데 연속토론도 안 되는 상황에서 후보간 토론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방송사 측에 대해서도 "특정 후보가 불참한다 해서 다른 후보의 토론 기회까지 박탈해서는 안 된다"며 "후보간 기계적 형평성이 아니라 철저히 유권자의 입장에서 판단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근혜 후보 측 이정현 공보단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 측에 대해 "우리는 확정된 후보이기 때문에 아직 확정되지 않은 후보들의 의견을 먼저 들어보고 우리가 하겠다는 의견을 냈을 뿐"이라며 "이렇게 흑색선전과 사실이 아닌 것에 네거티브 한다"고 비난했다.

이정현 단장은 "지금 진행 중인 토론회를 가지고 대변인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브리핑 할 정도로 안 후보 측이 조급해 하는 것 같다"며 "추락하고 있는 후보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997년 대선에는 54회의 공식 TV토론을 포함해 총 100여회의 후보자 초청토론이 개최됐고 2002년에는 10월초부터 후보단일화토론, 선거운동기간 중 법정토론 등 총 27회에 이르는 TV토론이 실시됐다. 2007년에는 공식 선거운동 전 8회를 포함해 11회의 대담 및 토론이 이뤄졌다.

그러나 올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가 논의되는 중에 3자토론은 의미 없다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힌 가운데 KBS가 추진하던 순차토론까지 무기한 연기되면서 14일과 15일 예정됐던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순차토론도 무산됐다.

MBC도 세 후보 측에 특집 100분토론 초청공문을 보냈으나 공문발송 당일 박 후보와 안 후보의 무응답으로 인해 유보됐다. SBS도 5~7일 '특집 SBS 대선후보 초청 대담'을 추진했다가 후보들의 응답이 늦어지자 편성을 7~9일로 연기했지만 결국 박 후보의 불참으로 무산됐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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