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6일 집권 뒤 충분한 논의를 거쳐 4년 중임제 등 개헌을 추진하는 한편 현재 사문화 돼 있는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과 장관의 부처 및 산하기관장에 대한 인사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또 국회의원 공천방식을 국민참여 경선으로 변경하고 기초 단체장과 의원에 대해서는 정당공천을 폐지키로 했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폐지하고 국회 윤리위원회 위원들을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 독립성을 강화시키는 방안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물러서지 않는 불퇴전의 각오로 국민의 행복을 가로막는 어떤 것과도 단호히 맞서겠다.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모두 바로 잡겠다"며 정치쇄신안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민주적 국정운영 ▲정당개혁 ▲국회개혁 ▲깨끗한 정부의 주제로 나눠 구체적인 정치쇄신안을 제시했다.

그는 4년 중임제 등 개헌에 대해서는 "저는 개헌과 관련해서는 대통령 선거용의 정략적 접근이나 내용과 결론을 미리 정해놓은 시한부 추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저는 집권 후 4년 중임제와 국민의 생존권적 기본권 강화 등을 포함한 여러 과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해서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개헌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여지를 남겨놨다.

◇국무총리 제청권 보장 및 장관의 인사권 보장

박 후보는 민주적 국정운영과 관련 "보다 효율적이고 민주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국무총리와 장관에게 헌법과 법률에 따른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겠다"며 인사권 보장을 약속했다.

이어 "국민대통합의 탕평인사로 '회전문 인사, 편중인사'란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덕망과 능력이 있으면 여야를 떠나 발탁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회균등위원회를 설치해 공직임용의 기회 균등과 인권 평등의 공평한 대우를 촉진시키는 종합적인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부실인사가 아무런 원칙없이 전문분야와 상관없는 곳에 낙하산으로 임명되는 관행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특히 "대통령은 국회를 존중하고 여당은 물론 야당들과 소통해야 한다"며 "매년 정기국회에서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연설을 정례화하겠다"고 공약했다.

◇국회의원 후보 국민참여 경선으로 선출…기초 단체장·의원 정당공천 폐지

박 후보는 정당 개혁과 관련해서 현행 상향식 공천제를 국민참여 경선으로 선출하는 방법으로 변경하겠다는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박 후보는 "정당 정치는 대의민주주의의 요체이자 책임정치의 근간"이라며 "우리 정당은 보다 투명하고 민주적인 운영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엇보다 공천부터 개혁해야 한다"며 "그동안 각 정당이 상향식 공천을 도입했지만 제대로 실천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국회의원 후보 선출은 여야가 동시에 국민참여 경선으로 선출하는 것을 법제화하겠다"며 "비례대표 공천에 있어서도 밀실공천을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그동안 각 정당이 각급 선거에서 후보 선출을 늦게 해서 정책선거가 원천적으로 어려워지고 후보를 알고 선택할 국민의 권리가 침해되어 왔다"며 "정당의 국회의원 후보는 선거일 2개월 전까지 대통령 후보는 선거일 4개월 전까지는 확정할 것을 법으로 정하겠다. 또한 기초자치단체의 장과 의원의 정당공천을 폐지하겠다"고 선거법 개정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각종 비리와 부패 때문에 재보궐 선거가 많이 발생해 국고가 낭비되고 행정이 마비됐다"며 "앞으로는 부정부패 사유로 재보궐 선거 발생시 그 원인 제공자가 재보궐 선거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겠다"고 방침을 세웠다.

특히 "공천과 관련해 금품을 제공하거나 받은 사람 모두에게 책임을 묻고 수수한 금품의 30배 이상을 과태료로 물게 하며 공무 담임권 제한 기간을 20년으로 연장해서 실질적인 근절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면서 "나아가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자료 공개 기간을 4년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의원 불체포특권 폐지…국회 윤리위원 전원 외부인사로

박 후보는 의원들의 특권폐지와 윤리위원회 강화를 통해 국회를 개혁해 나갈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국회와 국회의원은 성숙한 국민의 눈높이와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며 국회 윤리위원회를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하고 실질적인 권한을 줘서 건강한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국회의 윤리규범을 바로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엄격히 제한하고 불체포 특권 폐지를 추진하겠다"며 "예결위를 상설화해서 전문적이고 상시적인 예결산 심사가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며 선거구 획정의 자의성을 방지하기 위해서 출마 당사자가 아닌 100% 외부 인사에게 맡겨 '게리멘더링'과 같은 후진적 정치행태가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쇄신안을 발표했다.

◇특별감찰관제 및 상설특별검사제 도입

특별감찰관제 도입을 통해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들의 비리와 부패를 원천적으로 근절하고 상설특별검사제를 도입해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 후보는 "국민들이 새 정부에 바라는 가장 강력한 요청 중 하나가 바로 깨끗한 정부"라면서 "되풀이되는 부패의 고리를 이번에는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해서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들의 비리와 부패를 원천적으로 근절하겠다"며 "독립성 보장을 위해 국회가 추천하도록 하고 조사권도 부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고위공직자의 비리 수사를 위해 상설특별검사제를 도입하겠다"며 "현행처럼 사안별로 특별검사를 정하는 과정에서 정치공방이 벌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무원의 직무수행과 관련된 사익추구는 철저히 금지할 것"이라며 "깨끗한 정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갈망에 확실하게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개혁안은 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면서 "여러분께서 함께 해주면 새로운 대한민국, 새로운 정치를 여러분과 함께 꼭 만들겠다"고 덧붙였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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