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6일 저녁 2시간여의 회동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은 탓인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백범기념관에 들어선 뒤 기다리던 기자들을 바라보고 활짝 웃으며 나란히 회의실을 나섰다.

앞서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오후 5시53분께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 도착했다. 안 후보가 먼저 도착해 회의실에 입장했고 곧 이어 문 후보가 뒤를 따랐다. 안 후보는 검은색 정장에, 자주색 넥타이를, 문 후보는 감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백범기념관 회의실 내부에 준비된 원형 테이블에 앉은 안 후보와 문 후보는 가벼운 악수를 나누며 대화를 시작했다. 안 후보가 "단일화가 되니 기자가 정말 많다. 대한민국의 기자들은 다 온 것 같다"며 놀라움을 표시하자 문 후보는 주변을 죽 둘러봤다.

두 후보는 오후 6시께 500여명의 취재진 앞에서 모두발언을 한 뒤 비공개 회동을 시작했다.

문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나 자신보다, 두 사람보다 국민을 앞세우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욕심부리지 않고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오늘 만남이 민생을 살피는 새로운 정치의 첫 걸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또 새로운 정치와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잊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1시간 15분여 동안 배석자 없이 대화를 진행해 합의 사항을 대부분 완성했다. 7시15분께부터는 문 후보측 노영민 비서실장, 박광온 대변인과 안 후보 측 조광희 비서실장, 유민영 대변인이 배석해 합의문을 정리했다. 이후 문 후보 측 김경수 수행실장과 안 후보 측 허영 비서팀장도 회의실에 입장했다.

회동 시작 2시간여 만인 오후 8시께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논의를 마치고 나란히 회의실을 나왔다. 두 사람은 처음 회동을 시작할 때 보다 훨씬 밝은 표정이었고, 다시 한번 악수를 나눈 뒤 각자의 차량에 올랐다.

두 후보는 후보등록 전 단일 후보 결정, 단일화 이전 새정치 공동선언 발표 등의 7개항에 합의했다.

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두 후보가 대체적으로 격이 없고 허심탄회하게 그러면서도 진솔하게 대화를 나눴고 거의 이견 없이 일사천리로 협의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날 백범기념관은 두 후보의 만남을 지켜보기 위해 몰려든 취재진들과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편 두 후보의 회동이 이뤄진 백범기념관 대회의실 인근에는 취재진 500여명과 시민 100여명이 몰려 야권 단일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특히 두 후보의 이동로를 따라 여권 지지자와 야권 지지자가 모두 피켓 등을 들고 늘어서서 눈길을 끌었다.

민주통합당 대학생 당원 20여명은 '단일화가 살길이다' 등의 문구를 적은 스마트폰을 들고 두 후보를 맞았다. 이들은 두 후보가 회의장에 입장할 때와 회의장을 나설 때 두 후보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했다.

반면 여권 지지자로 보이는 일부 시민들은 바로 옆에서 '정당정치 파괴, 민주정치 후퇴', '탈북자 북송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서서 단일화에 대한 반감을 표시했다.

이날 회동에는 양측 캠프의 비서진과 공보팀도 총출동했다. 문 후보 측은 노영민 비서실장, 진성준, 박광온, 진선미 대변인, 김경수 수행실장 등이, 안 후보 측은 조광희 비서실장, 정연순, 유민영 대변인, 한형민 공보실장, 이숙현 비서팀장 등이 후보를 수행하기 위해 백범기념관을 찾았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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