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2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후보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거센 도전을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어려운 시기에 미국을 이끈 오바마 대통령은 경합주에서 선전하면서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무난히 확보했다.

롬니 후보는 공화당의 전통 보수주의자들로부터 지지를 얻기 위해 말을 자꾸 바꾼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이 확정된 뒤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 덕분에 재선에 성공했다"며 "고맙다"라는 메시지를 지지자들에게 남겼다.

올 대선은 '최악의 돈 선거' 또는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라는 오명을 들을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각각 상원과 하원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개표 초반 롬니 후보에 뒤지기도 했지만 핵심 경합주인 오하이오주(선거인단 18명)에서 앞서며 전세를 역전시켰다 그는 위스콘신과 또 다른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에서 이기며 승기를 굳혔다.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핵심 경합주에서 선전한 것이 승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하이오주, 위스콘신주, 버지니아주, 아이오와주, 뉴햄프셔주, 콜로라도주, 네바다주, 플로리다주 등 경합주 9곳 중 8곳에서 승리했다. 오바마와 롬니 선거 캠프는 대선을 앞두고 경합주에 TV 광고로 10억 달러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했다.

반면 롬니 후보는 경합주 중 노스 캐롤라이나주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자택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본 롬니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올 대선의 주요 쟁점은 경제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기회복 지연으로 대선에서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최근 실업률이 줄어들고 신규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허리케인 샌디로 미 동부지역에 막대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했지만 리더십을 발휘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오바마 저격수'로 통하는 공화당의 차세대 주자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비롯한 공화당 인사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위기 대응을 높이 평가했다. 시리아 벵가지 미국 영사관 피격으로 미국 대사를 포함해 등 4명이 사망한 데 대해 롬니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이 나약한 외교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선거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시카고에서 개표를 지켜봤던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과 롬니 후보가 격렬하게 대립했지만 이는 모두 미국을 깊이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대선에서 패했지만 선전을 한 롬니 후보와 만나 앞으로 어떻게 협력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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