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보고 받고 별 언급 없어 박선숙·조광희 참여 속 팀장급 회의 구체적 조치는 "저 쪽(文)에서 판단할 문제"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14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과의 단일화 잠정 중단 소식을 보고받고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고민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후보 측 조광희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에서 뉴시스 기자와 만나 '잠정 중단 선언'에 대한 안 후보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워낙 말씀이 없는 분이셔서…"라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은 이날 오후 이른바 '안철수 양보론' 언론보도를 비롯한 민주당 측의 여론몰이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단일화 협상 잠정 중단을 선언했지만 안 후보는 즉각 이를 보고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었다.

조광희 실장은 문 후보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문자는 있다"면서도 "진심이 중요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안 후보 측도 일단 단일화 협상 잠정 중단을 선언하긴 했지만 내부적으로는 고민이 깊은 모양새다.

안 후보 측 팀장급 20여명은 이날 오후 9시부터 한 시간여 동안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과 조광희 비서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가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우리도 사람이니까 이런 (양측의 신경전이) 부각된 것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단일화 잠정 중단 선언을) 정말 잘 한 걸까 그런 고민을 나눴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민주당의 충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데 공감했지만 민주당에 촉구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이 어떻게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진 않았다"며 "민주당에 뭘 요구하자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보론'이나 '신당론' 같은 양측이 합의한 단일화 원칙에서 벗어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은 단일화의 전제가 아니다"며 "한 마음으로 정권교체 하자고 (단일화 합의)한 건데 이렇게 (원칙이) 변질되고 서로 흔들릴 수 있으니까 우리가 원래 가졌던 생각이 뭔가, 애초의 원칙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광희 실장도 문 후보 측에 바라는 구체적인 조치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저 쪽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앞서 문 후보 측은 '안철수 양보론'에 대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라는 안 후보 측의 요구에 대해 "저희 캠프의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그런 발언은 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후보 측에서 의심하는 분도 그런 발언을 안했다고 부인하고 있다"며 "취재원을 밝히라고 할 순 없지 않냐"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문 후보의 직접 사과, 여론몰이를 주도자로 지목된 몇몇 관계자들에 대한 문책을 요구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내 '민주당의 쇄신을 바라는 모임(쇄신모임)' 소속인 황주홍 의원은 이날 오후 초선일기에서 "문재인 후보가 직접 설득력 있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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