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17일 "반드시 정권교체해서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고 노동자들이 제대로 대접받는 세상을 꼭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열린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해 "이명박 정부는 지난 5년간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의 인권을 철저하게 무시했다. 무장한 용역회사가 노동자를 폭력으로 진압해도 외면하고 돌아보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후보는 "'사람이 먼저'인 사회를 만들겠다. 우리 사회가 '가진 자의 사회'에서 '함께 사는 사회'로 바뀌어야 '사람이 먼저인 사회',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가 될 수 있다"며 ▲근로시간 면제제도 개혁 ▲창구단일화 조항 폐지 ▲최저임금 상승 ▲법정 노동시간 준수 등을 공약했다.

그는 자신을 '1세대 노동변호사'로 소개한 뒤 "사람이 먼저인 세상, 그 중심에 노동자가 있다는 철학을 갖고 살아왔다"며 "노동자가 존중받는 세상, 말만 하면 되는 일이 아니다. 진정으로 노동자의 고통과 서러움을 아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자신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특히 "시대적 과제인 경제민주화는 노동민주화 없이는 이뤄지지 않는다"며 "모든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말한다. 노동을 모르면서 노동에 대해 고민해본 적도 없으면서 말로만 경제민주화 인정할 수 있는가. 노동의 관점에서 경제민주화를 말하고 있는 후보는 저 문재인밖에 없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노동이 존중받으려면 무엇보다 노사의 자주적인 교섭과 노동조합 활동을 가로막는 근로시간 면제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노조 전임자 임금도 노사자율로 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자율적 교섭 보장을 위한 노동조합법 개정, 창구단일화 조항 폐지 등을 주장했다.

그는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 "최저임금을 2017년까지 근로자 평균 소득의 50%가 되도록 단계적으로 올리는 법안을 제가 대표발의한 사실을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최저임금 문제도 제가 해결하고, 영세 기업도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근로시간 문제와 관련,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400시간 이상 많다. 세계 최장"이라며 "법정 노동시간이 지켜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휴일 노동이 어째서 연장 노동시간에서 제외가 되는가. 그런 엉터리 해석을 하고 있으니 노동부가 사용부라는 소리를 듣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휴일 노동이라고 예외를 두지 않겠다. 일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또 일자리를 늘리는 길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동자들이 경제적 의사결정과 분배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핵심이고, 노동존중 사회의 토대"라며 "노동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핵심적인 장치는 바로 노동조합이다. 지금 10%밖에 되지 않는 노조 조직률을 더 확대해갈 수 있도록 제가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먼저 노동자와 사용자의 개념을 확대해서 노조 자유설립의 원칙을 보장하고, 노조활동을 제한하는 사용자들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처벌하겠다"며 노동자의 정당한 단체행동권 보장, 사용자의 직장폐쇄 남용금지 등을 약속했다.

그는 "단체교섭권을 신장하겠다. 단체행동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필수유지업무를 개선하고, 공익사업의 범위도 대폭 축소하겠다"며 초기업별 교섭의 산업전반으로 확산, 공공기관 집단교섭 제도화, 공무원 및 교원의 단체교섭 정상화 등을 약속했다.

또 "노사관계가 참여와 협력을 지향하도록 노동자의 경영참여를 확대해 나가겠다"며 우리사주제도 개선, 노사협의회의 의결사항 확대, 대기업의 사외이사에 노조 추천 인사 포함, 노동계의 공공기관 운영위원회 참여 보장, 경영평가 제도 개선, 공익적 가치에 위배되는 민영화 재검토 등을 내걸었다.

그는 택시의 대중교통 법제화에 대해 "새누리당이 지난 대선 때 공약으로 내세우고도 지키지 않았는데 우리 민주통합당은 당론으로 정했다. 이미 법안도 제출했다"며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제가 대통령이 돼서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한미군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많이 오셨다. 여러분들의 고통 잘 알고 있다. 몇 년 째 임금이 동결됐다"며 "제가 여러분과 함께 해결책을 꼭 찾겠다"고도 말했다.

문 후보는 "오늘날 우리 사회는 노사갈등, 양극화와 빈곤, 실업의 확산 등 계층-부문-세대 간의 각종 사회적 갈등이 팽배해 우리 사회의 전진을 가로막고 있다"며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의 독립성을 높이고 위상을 강화해 우리 사회의 미래의제를 논의하는 사회적 대화와 협약의 창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개혁 진영과 노동 진영은 늘 힘을 모아서 시대의 변화를 이끌었다"며 "다시 한 번 굳게 뭉쳐서 정권교체, 정치교체, 시대교체를 이룩하자"고 호소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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