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로 대출을 받은 후 제때 빚을 갚지 못하는 저신용자들의 불량률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9월 말을 기준으로 대출 불량률은 2.2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1.95%에서 0.2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불량률은 90일 이상 연체돼 전국은행연합회에 채무불이행으로 등록되거나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90일 이상 연체자로 등록된 것을 말한다. 1년 전에는 정상적인 대출이었지만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로 전락한 비율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처분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이 높은 저소득층의 경우 신용등급이 낮다"며 "저신용층일수록 불량률이 높기 마련이지만 악화 속도가 빠른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경기가 안좋을 때 가장 먼저 힘들어지는게 저소득층이다. 소득이 줄거나 일자리를 잃었을 때 저축할 여유가 없으면 기존 가계부채를 연체할 수밖에 없다"며 "가계대출 연체율이 조금씩 높아지는 추세에서 속도가 빨라질 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등급별로 신용등급 10등급의 불량률은 지난해 12월 30.91%에 불과했지만 올해 34.46%로 3.55%포인트 치솟았다. 9등급은 12.41%에서 13.39%로 0.98%포인트 높아졌고, 8등급은 8.16%에서 10.01%로 1.85%포인트 확대되면서 10%대로 올라섰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양호한 1등급은 0.06%에서 0.07%로, 2등급은 0.13%에서 0.16%로, 3등급은 0.20%에서 0.25%로 저신용층보다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창선 연구위원은 "갑작스럽게 위기 상황에 몰리지 않는 한 소득이 높아지고, 부채를 천천히 갚아야지 부채 비율이 중장기적으로 줄 수 있다"며 "경기가 어려워졌을 때는 가장 먼저 힘들어지는 계층이므로 정책적 배려 등을 통해 당분간 가계 전체가 축소 지향적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신용등급 CB에 등록자들이 87만6758명 늘어난 가운데 9,10등급은 10만4037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10등급 비중은 지난해 연말 0.40%에서 올해 9월말 1.90%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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