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여고생이 임신중절(낙태)수술을 받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18)양은 지난 9일 오후 부모님과 함께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한 여성병원에서 상담을 받고 이튿날 낙태 수술을 받았다.

임신 23주차였던 A양은 수술 도중 혈압이 떨어지고 심장박동이 불안정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과다출혈 등으로 사망했다.

대한민국은 '낙태공화국'이란 오명을 안을 만큼 낙태율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수험생이 낙태수술을 받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낙태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뉴욕의 구트마커(Guttmacher) 연구소가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안전하지 못한 낙태'로 전세계에서 매년 7만명의 여성이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임기여성의 낙태율은 매년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미혼자들의 낙태율은 여전히 높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5~44세 가임기여성 4000명을 대상으로 낙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의 낙태건수는 2008년 1000명당 21.9건, 2009년 17.2건, 2010년 15.8건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미혼 낙태율은 2008년 1000명당 13.9건에서 2009년 12.7건으로 줄었지만 2010년 14.1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이처럼 미혼자의 낙태율이 여전히 높고 낙태 수술을 받은 여성이 사망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낙태가 여성의 사망률을 높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9월5일 유럽공중보건저널(European Journal of Public Health)에 게재된 '재생산 경력과 장기간 사망률에 대한 연구: 덴마크 인구기록 연동연구'에 따르면 낙태를 한 여성이 낙태를 하지 않은 여성보다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미국 엘리엇 연구소(Elliot Institute)의 프리실라 콜먼(Priscilla K. Coleman)과 데이비드 리어든(David C. Readon), 산부인과 의사인 바이런 캘헌(Byron Calhoun)이 지난 1962년~1993년 사이 덴마크에서 태어난 여성 100만1266명 중 16세 이후 42세 이전에 사망한 5137명의 사망기록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낙태를 한 여성의 사망위험도는 ▲한 번한 여성 45% ▲두번 한 여성 114% ▲세번 이상 한 여성은 191.7%로 큰 폭으로 높아졌다.

낙태를 한 여성이 낙태를 하지 않고 출산만 한 여성보다 사망률이 평균 2배이상 높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현철 낙태반대운동연합 회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낙태가 뱃속의 아기에게만 치명적인 것이 아니라 여성의 건강과 안전을 해치는 행동이란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여성이 낙태시술로 태아를 제거하는 것은 자신의 수명도 단축하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에도 매일 500~1000명에 이르는 태아가 낙태로 생명을 잃고 있고 여성들은 육체적·정신적 낙태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낙태예방 사업 예산을 늘려 성교육과 홍보를 통해 국민의 생명의식을 높여야 한다"며 "사법 당국은 불법낙태를 단속해 여성과 태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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