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19일 선거자금 마련을 위해 출시키로 한 '박근혜 펀드'와 관련해 말바꾸기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이날 "당초 선거보조금과 당비모금액, 후보자 후원금 등 27억9000만원에 금융권 대출로 선거비용을 충당하려 했지만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일반 국민들이 십시일반으로 기여할 기회를 달라고 해 펀드를 모금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18대 대통령 선거의 유력 대선후보 3인방은 모두 펀드를 통해 선거비용을 모집하게 됐다.

가장 먼저 '담쟁이펀드'를 출시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1차에서 200억원을 모은데 이어 최근 2차 펀드를 출시했고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안철수 국민펀드'는 출시 32시간만인 지난 14일 예치금 100억원을 돌파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 대변인은 "실적을 놓고 다른 후보와 경쟁할 생각은 없다"며 "소액이라도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진정한 의미를 두려 한다"고 펀드 출시의 의미를 강조했다.

하지만 박 후보 측은 당초 펀드 출시에 부정적이었다. 지난 2일 박선규 선대위 대변인은 중앙선대본부 회의 후 브리핑에서 "깨끗한 선거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선거 자금을 당원 당비와 공식 후원금,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 해결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야당은 펀드로 모금하고 있는데 펀드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나쁜 돈들이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력한 정치인과 돈 문제로 은밀히 이런저런 사건이 전개됐던 것은 잘 알 것이다. 이같은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손 쉬운 펀드로 (대선자금을) 모으지는 않을 것"이라고 야권 후보들의 펀드 출시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랬던 새누리당이 보름여 만에 입장을 뒤집으면서 '나쁜 돈들이 연결될 가능성'이 높고 대선자금을 모으는데 '손 쉬운 펀드'를 택함으로서 스스로 비난의 표적이 된 셈이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펀드 모집은 자유지만 공당으로서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입장을 '여반장'하듯 한데 대해서 사과부터 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며 "그렇지 않다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뚤어진 시각에 대해 국민들이 조소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문 후보측 진성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박근혜 펀드는 문재인 펀드나 안철수 펀드와 달리 매우 위험하다고 본다"며 "재벌의 검은 돈이나 불순한 자금이 들어갈 가능성이 말 그대로 높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펀드 모집을 재고하길 진심으로 충언한다"고 꼬집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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