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역에서 고의로 떠밀려 전동차에 치여 숨진 한기석씨가 사고 직전 찍힌 사진을 놓고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5일 뉴욕 지하철역에서 추락사고는 수년에 한번꼴로 일어나지만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전동차에 부딪치기 직전 촬영된 사진이 뉴욕 포스트 커버면에 보도되는 초유의 사태로 큰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뉴시스 2012년 12월5일 보도 참조>

사진을 찍은 프리랜서 기자 우마 압바시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진을 찍을 시간에 왜 구출하지 않았냐”는 비난에 대해 억울해 했다. 그는 “당시 20파운드 무게의 취재장비를 짊어지고 있었다. 역 구내 47가 방향에 서 있었는데 선로에 떨어진 피해자를 봤다.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고 심지어 도망가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 (전동차)불빛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관사에게 경고하기 위해 플래시를 모두 49번이나 터뜨렸다고 말했다. “피해자를을 찍으려는 목적이 아니었다. 카메라에 얼굴을 대지도 않았고 팔도 쭉 펴고 있었다.”

압바시는 “피해자에 갈 시간이 있었다면 당연히 그를 끌어올렸을거다. 가해자가 내쪽으로 오길래 벽에 몸을 가리고 계속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고 말했다. 그는 한씨가 부딪치기 전까지 선로에 10~15초 정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면서 “기관사가 내 카메라 플래시를 보고 속도를 늦췄다고 말했다”며 자신의 행위가 도움이 됐음을 강조했다.

그는 사건 이후 경찰과 함께 뉴욕 포스트 사무실에 가서 촬영한 사진에 용의자가 있는지 확인 작업을 하고 메모리칩은 편집장에게 맡기고 돌아왔다. 따라서 사진이 신문에 게재된 것에 대해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레이몬드 켈리 뉴욕 시경 국장은 압바시의 행동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모르겠다. 전동차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들어왔는지 알 수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일부 매체를 인용, 한씨가 사고를 당하기 전에 술을 마신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한 목격자는 혼자서 중얼대며 주변 승객들에게 시비를 거는 용의자에게 한씨가 먼저 다가갔다고 전했다.

에밀슨 사비에르(49)는 한씨가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씨가 가해자에게 다가가서 ‘이봐 친구. 당신이 사람들을 겁먹게 하잖아’하고 말했다. 한씨는 사람들을 도우려 했지만 그를 선로에서 끌어올릴만큼 용기있는 사람은 없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편 2009년 펜스테이션 지하철역에서 선로에 추락한 사람을 구해 영웅이 된 배우 채드 린제이는 사진기자를 두둔했다. 그는 “이 사진은 정지된 스틸 샷이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 거대한 전동차가 빠르게 달려오는데 누구도 그 상황에서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달려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의 보도에 많은 한인 독자들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플러싱의 김정현씨는 “지금 중요한 것은 사진기자의 잘잘못을 가리는게 아니라 뉴욕 포스트가 그런 끔찍한 사진을 커버에 싣고 선정적인 제목을 달았다는 사실이다. 한 사람의 목숨을 이용해 신문을 팔아먹은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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