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이 근래에 보기 드물게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양강(兩强) 구도로 펼쳐지는 가운데 진보진영에서 나선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향후 거취에 상당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차 TV토론에서 이 후보가 예상 밖으로 주목받으며 관심대상으로 급부상하자 각 캠프에서는 이 후보의 완주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토론에서 직접적으로 이 후보의 직격탄을 맞았던 박 후보 측이 계속되는 이 후보의 토론 참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사퇴 여부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더 궁금해 할 수밖에 없는 쪽이 문 후보 쪽이다.

문 후보 측의 경우 지난 분당 사태 이후 진보당을 바라보는 일반 대중들의 시선을 고려할 때 직접적으로 힘을 합치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문 후보도 일찍이 진보당과는 연대 계획이 없다는 뜻을 시사한 바 있다.

그렇다고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선거 구도 속에서 단 몇 표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 후보가 가져갈 유권자들의 한 표 한 표가 아쉬운 것은 분명한 상황이다.

더욱이 이 후보 역시 보수세력을 대변하는 박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를 원치는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만큼 자칫 정권교체의 걸림돌이 됐다는 비난을 받기보다 사퇴를 고려할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권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후보가 2차 TV토론에 참여한 뒤 사퇴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2차 토론을 통해 이 후보와 당의 정책 등은 어느 정도 유권자들에게 알리는 성과를 거두고, 이후 진보성향의 표가 문 후보로 결집되도록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더욱이 안철수 전 후보가 문 후보의 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질 경우 이 후보가 확보하고 있는 지지율이 충분히 의미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사퇴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도 "이 후보가 2차 TV토론을 한 뒤에 사퇴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도 이와 같은 내용의 관측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 측의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이 후보가 박 후보의 당선 저지에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대선 전 사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현재와 같이 박 후보의 당선이 매우 유력한 조건에서는 사퇴 여부에 대한 논의 자체가 불필요하다"면서 "박 후보의 당선 저지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하고 사퇴하겠다는 것은 목적과도 맞지 않고 무의미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를 뒤집어보면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율이 박빙이 될 경우에는 사퇴를 고려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일관된 당과 후보의 입장은 박 후보의 당선 저지다. 유신 부활 막는 것"이라며 "그걸 위해 뭐든 한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고 원칙"이라고 말해 박 후보 낙선을 위한 차원에서 사퇴 가능성을 강력 시사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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