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인터넷 댓글을 작성해 불법 선거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김모씨가 15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마치고 국정원 관계자들의 호위를 받으며 귀가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은 17일 국정원 온라인 여론조작 의혹에 대한 경찰의 수사결과를 놓고 상대 측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치열한 난타전을 벌였다.

박 후보 측은 전날 경찰이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의 컴퓨터에서 댓글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에 대해 "문 후보 캠프의 선거공작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캠프의 선거공작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심재철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 회의에서 "무고한 여성을 흔들어 대선판을 흔들겠다는 계획이 물거품 됐고 새빨간 거짓말이 드러났다"며 "국민의 무서운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후보 캠프는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최종 책임자인 문 후보는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해라. 이것이 용서받을 마지막 기회"라고 요구했다.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도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정원 여직원을 사찰하듯이 자동차를 박아서 집까지 쫓아가고 부모들도 들어갈 수 없게 집 앞을 봉쇄해 철저하게 한 여성의 인권을 유린했다"며 "한 여성을 감금하고 협박한 불법적인 일들이 잘못됐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박 후보 측은 전날 대선후보 3차 TV 토론회에서 문 후보가 김씨를 '피의자'로 언급하면서 박 후보에게 '국정원의 편을 들고 있다'고 지적한데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진상조사위 소속 전하진 의원은 "국정원 여직원은 단 한번도 피의자인 적 없었다. 피의자는 범죄 혐의자로 지목할 때 쓰는 말"이라며 "여직원은 본인이 피해를 입었다며 민주당 관계자를 검찰에 고소했다. 그런데 적반하장으로 피의자로 몰고 인권을 무시해도 되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공무원의 인권 유린을 지적한 것을 두고 편들기로 몰아가냐"며 "대한민국 공무원들은 인권유린이 당연하다고 감내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문 후보 측은 박 후보 측이 선거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가자 경찰을 동원해 관권선거를 치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이날 선대본부장단 회의에서 "낙관하던 선거가 비관으로 치달으니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권연장을 해보려는 새누리당의 조직적 행태가 드러나고 있다"며 "국정원과 경찰, 심지어는 선관위까지 선거에 총동원시키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경찰이 밤 11시에 예정에도 없던 기습적인 중간 수사발표를 했다. 참 부끄러운 집권세력이다"라며 "집권 연장도 좋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려서 해야할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김부겸 공동선대본부장은 "서울경찰청장의 지시로 TV토론의 효과를 희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국가기관을 정치에 개입시키고 이틀 남은 대선에 국민의 선택을 호도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 측은 경찰의 부실수사 의혹도 제기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정치적 의도에 의해 충분한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황급히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현재 확인된 것만 하더라도 국정원 여직원의 아이디가 40개나 된다고 하던데 경찰은 이 직원이 아이디를 40개나 써야할 이유가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홍영표 종합상황실장은 "민주당 법률구조단에서 지난 15일 경찰에 국정원 직원의 하드디스크를 복원해야한다는 것, 아이피 주소 등을 확인해 조사를 해야한다는 것, 국정원 직원의 휴대전화와 이동식 저장장치를 수사해야한다는 것 등 반드시 확인해야 할 요건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지만 최소한의 여건도 갖춰지지 못한 수사결과를 일요일 밤 11시에 발표하는 코미디를 벌였다"고 비판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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