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10구단 전북유치를 위한 전북서포터즈단 발대식이 28일 오후 전북도청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프로야구 10구단은 전북으로!"를 외치고 있다.

10구단 창단을 놓고 맞붙은 KT·수원-부영그룹·전북이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시작도 하기 전부터 너무 뜨거운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가장 최근에 논란이 된 이슈는 '이동거리'다. 양 측 모두 자신의 지역에 10구단을 유치하는 것이 공평한 이동거리를 보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분석센터의 김세형 박사팀은 26일 '10구단 체제에서 각 구단별 이동거리와 경기력의 상관관계'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수도권에 4팀, 비수도권 6팀 체제에서는 비수도권 구단이 수도권 구단에 비해 10%만 더 이동하면 되지만 수도권에 5팀, 비수도권 5팀 체제가 될 경우 비수도권 구단이 34%나 더 많이 이동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결국 10구단으로 부영그룹·전북이 선정되는 것이 수도권 지역을 연고지로하는 KT·수원보다 공평성이 높다는 결론이다.

김 박사팀은 2015년 10개구단이 팀 당 162경기를 치른다고 설정한 뒤 홈구장을 출발해 원정구장에 도착, 3연전을 치른 후 홈구장으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이동거리를 계산했다.

이렇게 계산한 결과 수도권 4팀, 비수도권 6팀 체제에서는 수도권 구단의 이동거리 평균이 1만967㎞, 비수도권 이동거리 평균이 1만2162㎞로 10%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도권 5팀, 비수도권 5팀 체제에서는 수도권 구단의 평균이동거리는 9738㎞에 불과하지만 비수도권 이동거리는 3388㎞(약 34%)가 많은 1만3116㎞로 나타났다.

김 박사팀은 "프로야구 정규시즌 홈팀의 승리비율이 원정팀 승리비율에 비해 3.95%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원정팀이 이미 핸디캡이 있는데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단의 이동거리 격차가 크면 공평하지 않다"며 부영그룹·전북에 힘을 실었다.

그러자 수원시는 28일 '프로야구 경기력과 이동거리 상관관계 타당성 없어'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김 박사팀의 연구를 반박했다.

수원시는 프로야구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빌어 "홈구장을 출발해 원정구장에서 연전을 치르고 홈으로 돌아오는 거리만으로 계산하는 방식은 성립될 수 없다"며 "프로야구 일정은 주말흥행성, 원정 및 홈경기 연속일정 등의 변수를 고려해 짤 경우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원정 및 홈경기 연속일정 등을 고려해 이동거리를 짤 경우 이동거리를 수원이 유치하는 것이 더 이동거리가 짧을 수 있다"며 "팀 당 경기수를 162경기로 설정한 것도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전용배 동명대 교수는 '이동거리의 경우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두고 조정이 가능해 경기력이 변수로 작용한다고 보기에는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 23일 오후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프로야구 10구단 수원유치를 위한 시민 서포터즈 창단대회가 열리고 있다.

10구단 유치를 놓고 벌이는 치열한 신경전은 이동거리 뿐만이 아니다.

수원시는 그간 전북도보다 월등한 인구수를 장점으로 부각시켜왔다. 자체 인구만 115만명에 달하는 수원시는 경제벨트를 형성한 화성·오산·평택 등 주변도시까지 더하면 200만명 이상의 인구수를 자랑한다.

반면 전북도는 공동 연고지 중 가장 큰 전주시의 인구가 65만명에 불과하며 공동연고지인 군산·익산·완주까지 더해도 130만명 수준이다.

이에 전북도는 '인구수보다는 야구에 대한 애정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경희대 스포츠산업·경영연구소에 의뢰한 결과 전북도민의 89.7%가 야구장에 가서 경기를 관람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며 이들 가운데 무려 45.5%(전체응답자 300명 가운데 40.8%)가 홈구장 연간티켓을 구매의사를 나타냈다"고 맞받았다.

또한 28일에는 전북도청 공연장에서 김완주 전라북도 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10구단 전북유치 서포터즈 발대식을 대대적으로 열고 세과시에 나서기도 했다.

여기에 일부 야구인들도 지역 연고나 이해관계 등에 얽혀 지지발언을 하고 있는데다 지역언론들도 연일 날선 기사를 쏟아내면서 과열양상을 부추기고 있다.

프로야구 한 관계자는 "지자체 간의 논리적 대결을 넘어 깊은 감정의 골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선정 결과 발표 이후에도 상대방을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상당히 큰 파장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또한 일구회 구경백 사무총장은 "제10구단 창단이라는 야구인들의 꿈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일부를 빼고는 야구인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내년 1월7일까지 가입신청을 받은 뒤 2013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 10구단 창단기업 및 연고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1군진입은 2015년으로 예상하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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