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라봉 자근 발생나무의 뿌리 모습,<농촌진흥청 감귤시험장 제공>

# 강석범 박사 "한라봉 나무 심을 때 적절한 대목 노출, 발생된 뿌리 잘라줘야"

최근 10년 이상 한라봉 재배포장에서 열매가 잘 맺히지 않는 문제가 발생해 재배농가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탱자뿌리에 접목된 한라봉 감귤나무를 재배되는 동안 접목부위 주변에서 자근(自根)이 새롭게 생김에 따라 발생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박현출)이 한라봉 재배 시 자근 발생에 따른 농가피해를 줄이기 위해 예방책과 발생 시 처리법을 12일 제시했다. 
 
한라봉 감귤나무는 원래 나무의 세력이 강해서 접목을 해야 꽃이 잘 만들어지고, 과실도 충실하게 클 수 있어 보통 탱자나무 대목 위에 한라봉 나무를 접목한다.
 
그러나 농가에서 묘목 구입 후 심고 재배하는 동안 접목된 부위까지 흙을 덮게 되면 대목인 탱자뿌리가 있는 상태에서 접수인 한라봉 나무에서 자근이 발생, 양·수분을 흡수하며 나무의 생리를 바꿔버리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한라봉 재배 시 자근이 발생되면 뿌리에서 비료흡수가 잘 된다. 특히 탄소·질소 비율이 낮아져 꽃눈 발생이 나쁘고, 착과량 저하에 따른 과실 수량이 줄어든다. 
 

▲ 한라봉 자근 판별을 위한 뿌리 자르는 모습.<농촌진흥청 감귤시험장 제공>

실제 한라봉 재배농가 조사결과에서도 자근이 발생한 나무의 착과량은 정상나무의 54% 수준이었다. 과실크기도 작아져 상품성이 나빠지고, 이로 인해 농가소득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한라봉 나무의 자근이 자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심을 때 대목을 땅 위로 7∼8cm 정도 노출시키는 게 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목 노출이 적을 경우 대목이 깊게 심겨져 한라봉 나무의 자근이 발생하기 쉽다. 
 
또한 접목부위를 흙으로 덮은 곳이나, 잡초 제거 후 접목부위에 모아 둔 곳에서도 한라봉 자근 생길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라봉 나무의 자근이 발생됐을 경우 꽃눈이 정상적으로 형성되도록 질소비료나 퇴비사용량을 줄여 잎 내의 탄소·질소 비율을 높여줘야 한다.

이와 함께 생성된 한라봉 나무의 자근은 50% 이내에서 잘라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시험 결과 자근이 발생된 나무는 수량이 정상나무의 24% 정도였지만 자근을 50% 자른 나무는 정상나무의 83%까지 수량이 높아져 정상나무와 통계적인 유의차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실 품질을 나타내는 당 함량이나 과실무게 등도 자근을 자른 나무는 정상나무와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양호한 품질인 것으로 조사됐다.  
 

▲ 탱자와 한라봉 자근 뿌리의 형태 비교.<농촌진흥청 감귤시험장 제공>

농가에서 한라봉 자근과 탱자뿌리를 구분하는 방법은 뿌리 색깔과 형태를 보고 육안으로 가능하다. 한라봉 뿌리는 탱자 뿌리에 비해 어둡고 탁한 노란색을 띄며 30% 정도 더 굵다.(탱자 0.35mm, 한라봉 0.51mm)
 
또한 2∼3월경 과수원에서 자근으로 의심되는 뿌리를 톱으로 자른 후 5∼7월경 잘린 부위에서 발생되는 새 가지의 잎 수가 1개면 한라봉 자근이고, 3개면 탱자뿌리다. 
 
이 외에도 분자표지 방법으로도 판별이 가능하다. 이 방법을 이용할 경우 뿌리를 채취한 후 프라이머를 이용해 구분할 수 있다. 농가에선 농촌진흥청 감귤시험장이나 농업기술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농촌진흥청 감귤시험장 강석범 박사는 “최근 외국과의 FTA 등으로 감귤산업이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한라봉 재배농가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자근 문제는 중요한 당면 과제”라며 "자근 피해를 줄여 농가들이 안심하고 고품질 한라봉을 생산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제주투데이>

<강한성 기자/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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