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의 와중에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에게 4·3은 어떤 의미로 와 닿을까.

다시는 갈 수 없는 곳으로 여겼던 고향, 그것도 4.3의 오늘을 보려고 찾은 재일 제주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사진전시회가 열린다.

27일 제주민예총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10일까지 4.3평화공원 예술전시실에서 '4.3 65주년 기념 강정효 사진전'을 연다.

이번 전시 주제는 ‘60년만의 귀향, 2박3일의 기록'이다.

사진전은 지난 2008년 4·3 6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의 초청으로 고향을 찾은 일본의 도쿄, 오사카, 교토 지역 재일동포와 이들과 관련을 맺고 있는 일본인 등 140여명의 제주에서의 일정을 담았다.

이번 전시되는 사진은 김정효 작가가 이들과 함께 2박3일간 동행하며 밀착 촬영한 내용으로 꾸며졌다.

열여섯 살 때 4·3을 만나 연락원으로 활동하며 한라산에서 도피생활을 하다 1949년 체포돼 광주형무소 수감됐다가 석방된 김동일씨, 무장대 총사령관이었던 이덕구의 가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참하게 희생되는 아픔을 겪은 이복숙씨 등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밖에 4·3 당시 북촌리에서 5명의 가족이 희생된 족보를 옮겨 적은 종이를 들고 가족을 찾는 교포 2세의 가슴 아픈 사연과 4·3을 다룬 대하소설 ‘화산도’의 작가인 김석범선생과 조천중학원 학생으로 4·3때 입산, 형무소에 수감되기까지 했던 김민주선생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당시 상황을 담은 35점이 선보이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에 설명도 곁들여진다.

이와 함께 전시회 개최에 맞춰 방문단의 전 일정을 담은 내용은 별도의 사진집으로도 발간될 예정이다.

작가 강정효씨는 15년간 기자생활을 하며 4.3과 관련, 발이오름 4.3유해발굴을 시작으로 현의합장묘 유해발굴, 화북가릿당 인근, 별도봉, 정뜨르비행장의 유해 발굴작업 당시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그는 1987년 첫 사진전시회를 시작으로 10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제주는 지금' , '화산섬 돌이야기' , '한라산', '제주거욱대', '대지예술 제주' 등 다수의 저서 등을 펴냈다. 현재 제주대학교 강사, 제주민예총, 탐라사진가협의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주투데이>

<문춘자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