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수 의장.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15일 한국공항㈜의 '지하수 개발 이용시설 변경허가 동의안' 상정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제주도의회는 16일 제305회 임시회를 열고 9일간의 회기에 돌입한다.

한국공항㈜은 지하수 취수 증량을 요구하는 '지하수 개발·이용시설 변경허가 동의안'의 본회의 상정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지난달 29일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

박 의장은 15일 오후 사석에서  "바뀐 게 전혀 없는 상황인데 제가 뭘 어떻게 하느냐"며 "제주도 지하수인 '물'을 판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 의장은 '의원 5분의 1 이상이 본회의 상정을 원한다면 (상정이)가능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상정 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지 상정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며 "최종 권한은 내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장은 "결국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며 "그래도 제가 버텨야지 뭐 어떡해 하겠나. 이 부분 때문에 힘들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박 의장은 "작년에도 농민들을 볼모로 삼아서 거래를 하려고 했다"며 "제주도에서 휘둘리지 말고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농수산물 수송 대책 마련을 도에 촉구했다.

또한 박 의장은 "제주도에 들어보니까 농수산물 수송 현황 파악도 잘 안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박 의장은 "최근 MBC 여론조사에서도 도민 75%가 반대했는데 증량을 요구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 의장은 "증산해줘서 물이 부족하다고 1~2년 후 또다시 증량을 요청할 것이냐"며 "한국공항에서 항공료를 10% 인하해 준다고 했는데 다른 항공사에서 10%를 내리지 않은 곳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박 의장은 "심지어 20~30% 해주는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공항이 제출한 청원서는 오는 23일 해당 상임위원회인 환경도시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앞서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한국공항㈜의 지하수 개발·이용시설 변경허가 동의안을 심의, 부대의견을 달아 수정 가결했다. 수정안은 지하수 취수량을 월 600톤 증량하는 내용이다.

당초 한국공항측은 월 3000톤인 취수량을 6000톤까지 늘려 달라고 요구했었다.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량 관련 안건이 상임위를 통과한 것은 2011년 이후 4번째 도전만에 이뤄졌다.

그러나 수정안은 상임위 통과 이틀 뒤인 28일 박희수 의장의 직권 상정보류 선언으로 본회의 상정이 무산됐다.

박 의장은 "제주퓨어워터를 생산하는 한국공항㈜에 증산을 허용하는 것이 법적으로 하자는 없지만 사적소유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상정보류 배경을 설명했다.<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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