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자민당의 프린스 아니 일본 정계의 프린스로 주목 받았던 아베 수상의 제1차 집권은 일본 국민 총 비난 속에 막을 내렸었다.
 
국민적 인기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민당의 서열 2위인 간사장을 역임하면서 권력 핵심 세력이었다.
 
그야말로 자타가 인정하는 준비된 수상으로서 화려하게 등장했었지만  그에 대한 수식어처럼 프린스 수상을 면치 못했었기 때문이다.
 
내각은 물론 수상 관저에도 측근들을 대거로 기용하여 "친구 내각"이라는 비난을 여야로부터 들어야 했다.
 
정권을 잡았으면 프린스가 아니고 군주로서 군림해야 했는데 수상이 되어도 친구 내각이라는 빈정거림처럼 그들만의 정치를 하다가 그만두었다.
 
그 후 야당으로 전락한 자민당은 작년 총선거의 압승으로 12월 화려한 부활을 했다.
 
그 동안 야당 생활을 했던 자민당의 정책이 뛰어나서 이긴 선거가 아니고, 여당 민주당의 자멸에 인한 어부지리였다.
 
처음으로 정권을 잡은 민주당은 정권 탈취라는 목적 달성 후의 정치노선과 정책이 갈팡질팡이었다. 
 
계속되는 당내 파벌 싸움은 국민들의 지지를 잃어 갔으며 "동일본 대지진"과 붕괴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대응의 엉성함에 국민들은 완전히 등을 돌렸다.
 
일본 최대 국난인 "동일본 대지진"에서 민주당이 하나가 돼서 리더쉽을 발휘하여 대응했다면 새로운 구심력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권력투쟁을 계속 벌이면서 국회의원들의 이당자까지 속출했다.
 
민주당의 자결과 다름없는 국회 해산 속에 치른 총선거는 아베 수상의 부활이었다.
 
12년 전의 스스로의 실정을 누구보다도 인정하고 굴욕감에서 기회를 노리던 그에게 민주당이 외면한 찬스가 그대로 굴러 떨어졌다.
 
선거 당시 양축으로 부르짓던 이데올르기를 접어 두고 아베노믹스라는 금융, 재정, 산업의 경제 정책을 속전 속결로서 착수해서 정치 부양에 성공했다.
 
경제 정책의 성공으로 국민들의 지지율이 올라가자 또 하나의 축 이데올로기에도 불을 질렀다.
 
50년 자민당 집권이 계속되던 당시에도 섣불리 깊이 파고들 수 없었던 헌법 개헌,  야스쿠니신사 참배 정당화, 영토문제 도전 등 국제 분쟁의 도화선인 판도라 상자를 열어버렸다.
 
상기 제문제들은 일본 국내에서의 지지율이나 찬반성에 의해서 좌우될 문제들이 아니다.
 
일본 국내만이 아니고 국제적인 지지와 찬성에 의해서 결정될 예민한 문제들이다.
 
그런데 아베 수상은 독불장군식의 밀어붙이기 수단으로 정제되지 않은 "침략전쟁"의 개념은 물론 외국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야스쿠니신사 참배 자유화를 부르짓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국과 중국이 강하게 항의하면 한발 물러서는 척하면서도 반론을 펴다가 미국이 은근히 나서면 다시 물러서고 있다.
 
치고 빠지기 식이고 속어를 사용하면 "밑져야 본전 식"이다.
 
일본 미디어도 초보수계인 산케이신문만이 전폭 지지하고 있고 보수계인 요미우리신문  이외 마이니치신문, 아사히신문 등도 심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침략전쟁의 전범들의 합사 전에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했던 천황이 합사 후에는 못하고 있다.
 
아베 수상은 물론 일본 정치가들은 그 모순과 부조리를 일본 국민은 물론 전쟁 피해국들에 우선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
 
수상 재임에 성공한 아베씨는 "역사에 남을 수상"의 꿈을 어쩌면 혼자 꾸고 있을런지 모르겠다.
 
그러나 아베 수상이 목표로 삼고 있는 그만의 역사인식 속에서 "역사에 남을 수상"의  꿈을 꾼다면 커다란 오산이다.<제주투데이>


▶1949년12월 제주시 삼양출신,  1973년 병역마치고 도일, 1979년「현대문학」11월호 단편「오염지대」초회추천, 1980년<오사카 문학학교>1년 수료(본과52기), 1987년「문학정신」8월호 단편「영가로 추천 완료,  중편「이쿠노 아리랑」으로 2005년 제7회 해외문학상 수상, 2006년 소설집 <이쿠노 아리랑>발간, 2007년 <이쿠노 아리랑>으로 제16회 해외한국 문학상 수상, 1996년 일본 중앙일간지 <산케이신문 주최 <한국과 어떻게 사귈 것인가> 소논문 1위 입상. 2003년 인터넷 신문「제주투데이」'김길호의일본이야기'컬럼 연재중, 한국문인협회,해외문인협회,제주문인협회 회원. 현재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면서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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