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기영 소설가가 28일 제주번처마루에서 열린 생명평화포럼에서 토크를 통해 강정은 자연에 대한 학살이라고 했다.
제주 4·3을 다룬 소설 '순이삼촌'의 작가 현기영씨는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고 있는 강정마을의 현 상황을 '자연에 대한 학살'이라고 규정했다.

현기영 작가는 강정마을회,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가 28일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공동 주최한 생명평화포럼의 평화 토크에서 제주4·3과 강정 상황을 비교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4·3과 강정은 현상이 매우 유사하다"면서 "국가폭력에 의해 이뤄지고 있고, 그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4·3 당시 인명이 대학살 당했다면 강정에서는 자연이 학살 당하고 있다"며 "강정의 아름다운 자연 이 파괴 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연 파괴는 자연을 상대로 한 전쟁"이라며 "구럼비 바위는 신이 내려준 회화작품"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강정 바닷가는 현무암과 어우러져 부딪치는 파도 소리가 아름답다'며 "거기에 소우주가 형성돼 있고, 구럼비바위 자체가 영혼이 깃들여 있는 생물이며, 유기체"라고 강조했다.

또한 4·3을 젊은 세대에게 어떻게 전하고, 역사로 남길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이와 관련 현기영 작가는 “4·3이나 5·18을 훼손하고 폄훼하는 것은 신성 모독”이라며 “역사도 모르면서 어떻게 미래의 공동체를 꿈꿀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4·3과 강정은 제주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만들기 위한 운동"이라며 "생존권 투쟁에서 시작해 생태 문제, 자연 문제까지 강정이 세계적으로도 평화운동의 큰 성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대해 마땅히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가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무조건 따라가야 한다는 것은 노예근성"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4·3을 극영화로 제작한 오멸 감독의 '지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오멸 감독은 4·3을 겪지 않은 세대지만 영화를 보면서 망각에 저항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이는 4·3이 잊혀지는 것에 대한 저항이라고 생각했다”고 극찬했다.

평화토크에서 김수열 시인은 “4·3특별법 제정 당시 제주도교육청 차원에서 4·3교육을 진행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김 시인은 29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제주포럼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김 시인은 "당초 '제주평화포럼'으로 출발했지만 지난해부터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만들겠다며 '평화'를 빼버렸다"면서 "강정 문제를 다루지 않는 평화포럼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생명평화포럼 주최측인 강정마을회 등은 30일 오전 제주포럼이 열리는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에서 공공기자회견을 열고, 포럼 참가자 등을 대상으로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부당성을 알릴 예정이다.<제주투데이>

<문춘자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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