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회 제주포럼 개막식 모습.

'아시아의 새로운 물결'을 대주제로 한 제8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31일 폐막됐다.

이번 포럼은 한·중·일 동북아 3국이 정권교체를 맞아 '아시아의 새로운 물결'을 대주제로 내걸었다.

포럼은 외교통상부 등 23개 기관이 마련한 52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다. 52개 세션을 통해 세계 질서 재편 속 아시아의 현안과 위기 대응 방안,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체 구상 등이 폭넓게 논의됐다.

특히 한반도와 동북아를 둘러싼 갈등과 분쟁의 높은 파고를 잠재우고, 협력과 공영의 평화공동체를 일궈 나가기 위한 다양한 지혜와 해법이 제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럼에는 국내외 전·현직 고위 관료, 학자, 기업인 등 47개국 3665명이 참가, 지난해 포럼 때 36개국 3100명보다 크게 늘어나 종합포럼으로서 위상을 키웠다.

북한 핵 문제뿐 아니라 영토 분쟁과 역사 문제 등으로 동아시아 정세 전반에 냉기류가 뚜렷한 가운데 열린 이번 포럼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기조연설을 통해 “현 일본 아베 정부가 역사의 가장 중요한 교훈을 배웠는지 의문“이라고 일갈해 이목을 끌었다.

특히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한국·중국·일본을 비롯해 러시아·타이완이 상호불신에 빠져 분쟁을 이어가는 동안에는 북한 문제를 제대로 다룰 수 없다”면서 “인류문명 발전의 키워드는 분쟁이 아니라 협력”강조해 폭넓은 공감을 얻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30일 지도자 세션에서 "전 세계가 북한 김정은 체제가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고 있으며, 한반도에는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에 북한이 편입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도 기조연설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제시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는 31일 특별세션에서 일본의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한편 남북한이 통일되면 대단한 경제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 제8회 제주포럼에 참석한 국내외 주요 인사들.

이번 포럼에는 종군 위안부 문제 등을 둘러싼 한·일간 냉랭한 분위기에도 불구,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성 장관을 비롯해 80여명의 일본인들이 참가해 제주포럼이 '소통과 교류의 장’임을 입증했다.

또한 구테레스 동티모르 외교부 장관의 '한국 배우기' 행보는 국제사회에 본격 기여하는 원조수여국으로서의 우리나라 위상을 가늠케 했다.

외국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신화통신 등 19명의 중국 언론인의 취재 외에도 유럽,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19개 국 언론인 27명이 제주포럼을 참관하고, 세션 토론에 나섬으로써 제주포럼이 명실상부한 국제종합포럼으로 발돋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지금까지 열린 제주포럼의 경우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는 관행을 이어갔지만 이번 포럼에 참석한 정홍원 총리는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이 아닌 축사로 대신했다.

제주도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을 기대했지만 참석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이례적으로 만찬에 참석, 기조연설에서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밝힘으로써 박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밑그림'을 전달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제주포럼에는 김대중(제1회)·노무현 전 대통령(제2회·제4회)이 참석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제주포럼뿐 아니라 4·3 위령제에도 임기 내내 참석하지 않았다.<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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