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주여민회가 세계성폭력 추방기간을 맞아 기념사업의 하나로 기지촌 여성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나와 부엉이'를 상영한다.

'나와 부엉이'는 기지촌 성매매 여성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나와 부엉이'를 통해 세상에서 격리된 채 가려진 삶을 살아온 성매매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큐멘터리 '나와 부엉이'는 오는 12월 5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제주대학교에서 상영되며, 감독과 대화의 시간도 마련된다. 또한 6일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3시 국립제주박물관에서도 상영된다.

한편 '나와 부엉이'는 무료상영되며 상영관 주변에는 여성들의 그림 전시와 그 그림으로 제작된 엽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감상포인트>
▲'나와 부엉이', 제목에 담은 의미
작품의 제목인 '나와 부엉이'는 주인공 박인순씨의 그림 제목이기도 하다.

이 그림은 자연친화적인 그녀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생계를 위해 밤과 도토리를 줍고 미나리와 쑥을 뜯으면서도, 다람쥐의 양식을 걱정하고 메뚜기의 배려(?)를 고마워한다.

이렇듯 그녀에게는 만나는 모든 자연이 객체화된 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또 다른 자신이다.

실제로 부엉이는 그녀의 그림 속에서 매우 친근하고 사랑스럽게 표현되곤 하는데 이는 한편으론 그녀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일상에서 만나는 자연물에 자신을 투영시키면서 그것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즉 자신과 대상을 나누지 않는 넉넉한 삶의 태도를 통해 자신의 깊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가는 과정은 깊은 인상을 줄 것이다.

▲낮에 나온 부엉이, 그녀들의 일상
낮에는 좀처럼 보이지 않다가 밤이 되어서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기지촌 여성들의 삶은 부엉이의 그것과 닮아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기지촌을 다룬 영상이라면 으레 등장하리라고 예상하는 혹은 기대하는 화려한 조명과 거리의 여자들은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낮에 나온 부엉이'와 같은 여성들의 일상을 보이는 그대로 담아냈을 뿐이다.

낯설게만 보이던 여성들의 삶의 결을 따라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그녀들과 함께 울고 웃게 되는 것이다.

편견을 접어두고 만나는 여성들의 일상은 촬영하는 감독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를 감상하는 관객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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