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이 4일 오후 3시 제주도를 방문,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해군기지) 등에 대해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면담에 앞서 20여분 간 대화를 나눴다. 대화는 공개됐고, 덕담으로 시작됐다.
황 총장은 "제가 2함대 사령관으로 재임하는 1년 동안 우근민 제주지사께서 민군복합항과 관련 숙제를 너무 많이 내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황 총장은 "1986년 제주에서 근무했다"면서 "당시 바나나 재배가 한창이었는데 감귤따기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제주와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더욱이 황 총장은 참모차장이던 당시 민군복합항 건설 업무를 맡았었다.
이에 우 지사는 "청문회 등 민군복합항 문제를 풀기 위해 그동안 고생했다"고 화답했다.
우 지사는 "박 대통령 취임 전에 15만톤급 크루즈선의 입출항에 대한 검증을 분명함으로써 도민들에게 믿음을 주게 됐다"며 "공사가 47% 정도 진행됐는데, 정해진 시기에 잘 완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 지사는 "현재 제주항에 크루즈선 입항이 171회에 이르고 있고, 선석 요구만 217회에 이른다"면서 "임시선적 등을 활용해 크루즈선 입항을 200회로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우 지사는 "올해 목표로 한 크루즈관광객 35만명도 이미 10월에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며 민군복합항이 준공 되면 제주외항의 크루즈선 선석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우 지사는 "강정 민군복합항이 완공 되면 제주항과 함께 외국인 크루즈관광객이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크루즈선과 항공편을 통해 제주를 찾는 외국인관광객은 연 400만~500만명까지 늘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 지사는 "그렇게 되면 제주가 굴뚝이 없어도 발전하는 관광지가 될 수 있다"면서 "그래서 (15만톤급 크루즈선의 입출항) 검증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황 총장은 "우 지사께서 어려운 검증 내용을 선택해 검증을 요구했다"면서 "이번 기회에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을 잘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황 총장은 "(민군복합항이) 빨리 조성돼 크루즈선도, 군함도 들어오고 하면서 민.군 전체가 상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황 총장은 "앞으로 제주도민과 강정주민, 군이 함께 크게 웃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진정성을 갖고 제주도민들이 바라는 대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황 총장은 "(국정감사에서) 김재윤 의원이 진정성을 갖고 대화해 달라고 주문했다"면서 "(민군복합항이) 보다 좋은 환경을 가질 수 있도록 우근민 지사와 도민들이 요구하는데로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황 총장은 제주출신 부석종(50) 해군 대령(2함대 사령부 21전대장)의 준장으로 진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황 총장은 "해군에서 25년만에 제주출신이 준장으로 진급하게 됐다"면서 "지사와 지역구 국회의원을 비롯해 도민들에게 해군에 대한 신뢰를 보여 준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부 준장은 지난 2009년 제주해군기지사업단 계획통제실장을 맡기도 했다.
특히 우 지사는 황 총장에게 3가지 지원을 요청했다.
우 지사는 "강정마을 주변지역 발전계획이 계획대로 잘 돼야 다른 지자체의 장들도 국책사업을 돕게 될 것"이라며 해군차원의 지원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 지사는 "기회가 되면 박 대통령에게도 말씀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 지사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을 하다가 구속된 주민(강부언씨)의 경우 병간호가 필요한 부인만 남겨둔 채 수감됐다는 언론가 있어 사실여부를 확인한 후 사실이라면 선처를 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법원에 보냈다"며 "사법처리된 강정주민에 대한 선처를 위해 해군에서도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우 지사는 "올해 말까지 재선충병 감염 소나무 고사목을 제거하려 한다"면서 "군병력을 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황 총장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제주투데이>
<강한성 기자/저작권자ⓒ제주투데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