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한일국교 정상화는 당시 김종필 중앙정보부장과 일본 오히라 마사요시 외상과의 난교섭 속에서 합의메모가 작성되었다.
 
한국에서는 국론을 양쪽으로 분렬 시키는 대대적인 반대 운동이 일어났지만 일본에서는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 일어났다.
 
현재 요미우리 주필이며 프로야구 교징<거인> 오너인 와타나베 쓰네오씨도 이 교섭에 깊게 관계하고 있었다.
 
난산에 난산을 되풀이하면서 합의를 보고 한국에서는 일본측 회답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일본 정부측이 머뭇거려서 한국을 초조하게 했다.
 
이케다 하야토 수상이 인정을 안하기 때문이었다.
 
일본 측근들 사이의 회합에서 와타나베 주필은 오히라 외상에게 물었다.
 
"당신은 이케다씨의 최대의 복심이시죠. 이케다, 오히라와 일체<一體.한 몸>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그런데 왜 이케다씨는 당신이 합의한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까?"
 
"질투입니다."
"... ..."
 
"이케다파의 후계자는 오히라라고 신문이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케다 수상 태도가 바뀌었다. 이케다는 나에게 질투하고 있다. 최고 권력자는 항상 넘버 투에게 경계심을 갖는다네."
 
1999년 와타나베씨가 쓴 일본 전후 정치의 이면사 "텐운텐쇼쿠<天運天職>"에서 다음과 같이 술회하고 있다.
 
"정말로 깜짝 놀랐다. 총리대신이 외무대신에게 질투를 하다니 생각할 수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철학자 같은 오히라씨의 대답이었다. 마음이 어둡고 우울했다. <무섭다. 권력자의 세계는.> 그렇게 생각했다."
 
10월 8일 마이니치신문에 정치평론가 이와미 타카오씨가 아베 수상에 대해서 컬럼을 쓰면서 게재된 내용인데 질투의 추태와 무서움을 다시 일깨워주는 그야말로 정치 이면사였다.
 
인용이 길어졌지만 내년 실시되는 제주도지사 선거 기사를 일본에서 읽고 듣노라면 이 기사가 언제나 머리에 떠오른다.
 
물론 이 내용은 최측근 사이에 벌어지는 질투이지만 정적인 경우에는 이러한 질투심이 핵분렬처럼 불어날 것이다.
 
질투라는 감정의 본질은 성인군자도 같고 있다. 다만 그 질투의 감정을 스스로가 어떻게 절제하고 발상의 전환을 하는가에 따라서 약도 되고 독도 된다.
 
질투에는 그것이 어느 목표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위해서 노력할 수있는 창조적인 질투와 갖은 수단을 취해서라도 상대방을 떨어트리고 자기가 앞선다는 욕망만을 위한 질투가 공존하고 있다.
 
지금 제주도지사직을 놓고 전개되는 여러 상황들은 선의의 경쟁을 위한 창조적 질투는 찾아볼 수없고 자신의 욕망만을 성취하기 위한 질투가 제주도만이 아니고 서울까지 오염 시키고 있다.
 
제주도지사직을 꿈꾸는 후보자들은 자기만이 돌을 던질 수있는 자격을 갖췄다면서 사방팔방으로 돌팔매질을 하고 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돌을 던질 수 있는 자격은 커녕 돌 팔매질의 대상 순위 첫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후보자들이 때를 만났다고 기웃거리고 있다.
 
모두가 제주도를 위해 운운하는 위장된 대의명분 속에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앉아 있는 제주도사직에 대한 스스로의 질투심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래서 측근만이 아니고 엉뚱한 사돈에 팔촌까지 총동원하면서 똘똘 뭉쳐도 힘 모자란 제주도를 조각 내고 있다.
 
이 여파는 제주도만이 아니고 바람타고 물타고 일본까지 건너와서 제주 출신 동포 사이에 편가르기를 재생산하고 있다.
 
필자도 남 못지 않는 질투의 감정을 갖고 있다. 선의의 경쟁을 위한 자기 개발의 원점으로 삼을 때는 처음에는 고통스럽지만 조금이라도 성취되었을 때의 희열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없다.
 
그런 반면, 질투가 그냥 질투로 남아 수단 방법을 가르지 않고 밀어붙이고 올라서기에 안간힘을 쓸 때
목표 성취는 커녕 부메랑이 되어 내 자신을 괴롭힌 적도 있다.
 
필자의 이러한 결과는 개인에 한정되 있으니까 그런대로 괜찮다.
 
그러나 도지사직은 개인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후보자들은 그것을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 스스로를 위장하는 위선적 행위를 서슴치 않고 있다.
 
이럴바에는 많은 돈 들이면서 선거할 필요가 없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니까 후보자끼리 제비 뽑기로 제주도지사를 선출하면 돈도 안 든다는 자조적인 말들도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질투의 대상은 남이 아니고 바로 자기 자신에게 있다. 자신을 거울 속에 비춰보고 도지사직에 자신이 질투를 떠나 순수한 봉사정신으로 손을 들고 있는지 냉정히 성찰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결과는 부메랑이 되어 곧 자신을 엄습할 것이다.<제주투데이>


1949년12월 제주시 삼양출신,  1973년 병역마치고 도일, 1979년「현대문학」11월호 단편「오염지대」초회추천, 1980년<오사카 문학학교>1년 수료(본과52기), 1987년「문학정신」8월호 단편「영가로 추천 완료,  중편「이쿠노 아리랑」으로 2005년 제7회 해외문학상 수상, 2006년 소설집 <이쿠노 아리랑>발간, 2007년 <이쿠노 아리랑>으로 제16회 해외한국 문학상 수상, 1996년 일본 중앙일간지 <산케이신문 주최 <한국과 어떻게 사귈 것인가> 소논문 1위 입상. 2003년 인터넷 신문「제주투데이」'김길호의일본이야기'컬럼 연재중, 한국문인협회,해외문인협회,제주문인협회 회원. 현재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면서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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