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자본’과 ‘사람’이 몰려들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이 지난해 1200만명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 자본가들의 부동산 투자도 쏟아져 들어온다.

여기에 제주에서 제2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가세하고 있다. 젊은이들과 은퇴자들이다. 그래서 제주는 작년 한 해 사람과 돈이 몰려오는 섬으로 북적였다.

먼저 중국계 자본의 유입이다.

연매출 57조가 넘는 세계 500대 기업의 하나인 녹지(뤼디)그룹이 제주진출이다. 녹지(뤼디)그룹은 1조원을 투자해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 ‘제주헬스케어타운’을 이미 짓고 있고 2천여억원 계약한 노형동 7천여평 부지에 ‘드림타워’를 지을 예정이다.

홍콩과 싱가포르 합작회사인 란딩제주개발은 지난달 제주 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에 투자하기 위해 3억달러(약 3300억원)를 국내에 들여왔다. 제주도의 외국인 투자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관계자는 “2007년 사업 시작 이후 투자자 유치에 애를 먹었는데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녹지(뤼디)그룹이 1조원을 투자해 짓는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제주헬스케어타운’에는 중국인과 화교들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들의 토지·건물 투자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2006년 이후 외국인이 제주도에 직접 투자한 개발 사업은 총 18건. 2012년 5건, 지난해 7건의 신규 투자가 각각 이뤄졌다. 중국계 자본은 이 18건 중 14건으로 투자할 총사업비만 7조원이 넘는다. 특히 사업비 1조원이 넘는 매머드급 개발 프로젝트만 3건이다.

'차이나 머니'는 땅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중국인의 제주도 토지 소유 면적은 301만5029㎡. 2010년(4만9000㎡)과 비교하면 3년 새 60배 넘게 늘었다. 서울 등 외지인의 부동산 투자도 눈에 띄게 늘었다. 풍광 좋은 해변에 펜션이나 전원주택 용지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숙박시설 투자도 뜨겁다. 작년부터 일반적인 호텔과 달리 실별로 개별 소유가 가능한 이른바 '분양형 호텔'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6곳(1443실)이 공급됐는데 올해 상반기에만 10곳(약 3000실)이 분양될 예정이다.

제주도 투자 열기는 관광객과 인구 증가가 기폭제가 되고 있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해 1200만명 정도다. 최근엔 귀농·귀촌 인구까지 가세해 제주도 인구는 작년 말 60만명을 넘었다. 작년 한 해에만 1만2000여명(증가율 2.0%)이 늘어 증가 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혁신도시·영어교육도시 등 개발에 대한 붐도 한 몫을 한다. 서귀포시에는 국토교통인재개발원, 국립기상연구소가 이미 입주하는 등 모두 8개 공공기관이 입주한다. 그 덕분에 땅값이 뛰고 주택 수요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2월 제주 땅값은 전달보다 0.39% 올라 전국 17개 시도 중 상승률 1위였다. 서귀포시는 0.53%로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올해로 도입 5년째를 맞는 부동산 투자이민제도가 중국인들을 제주도로 끌어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한다. 제주도 등 경제자유구역에서 콘도등 체류형 휴양 시설에 5억원 이상을 투자한 외국인은 거주 자격을 받고, 5년 후엔 영주권도 받는다.

지금까지 약 1000건에 7000억원의 투자가 유치됐는데 모두 중국인이 제주도에 투자한 것들이다. 제주에 들어온 중국자본은 때로는 긍정적으로 때로는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경제에는 긍정적인 부분이 크다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투자가 몰리면서 과열과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온다. 제주도의 경우 과거에도 각종 개발계획만 보고 투자를 했다가 사업 무산으로 낭패를 본 사례가 많다. 난립하는 분양형 호텔의 경우 입지나 운영 업체 노하우에 따라 수익률에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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