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극과 / 여러해살이풀
학명 : Euphorbia jolkini
꽃말 : 이루고 싶은 사랑
5월의 신부처럼 화사한 노란빛이 도는 녹색으로 바위틈에서 이리도 당당하게 피는 암대극이 오후의 햇살 아래서 더욱 빛납니다.

갯바위대극이라고도 하는 암대극은 한 뿌리에서 한 뭉치가 나옵니다.

한개 수술이 있는 수꽃과 암술이 있는 암꽃으로 이루어져 잎이 둥그렇게 두른 모습이 큰 잔 모양이 되고, 다시 작은 줄기가 작은 잔 모양을 만들어 암술과 수술의 모습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암대극이 조금씩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수수하지만 아름다운 모습이 오늘(2014년5월3일/세월호 참사 18일째)은 내게 노란리본으로 다가옵니다.
<세월호 참사 추모곡 헌정>

천개의 바람이 되어 - 임형주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나는 천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가을에 곡식들을 비추는 따사로운 빛이 될게요.
겨울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될게요.
아침엔 종달새 되어 잠든 당신을 깨워줄게요.
밤에는 어둠 속에 별 되어 당신을 지켜 줄게요.

나의 사진 앞에 서 있는 그대 제발 눈물을 멈춰요.
나는 그 곳에 있지 않아요. 죽었다고 생각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바람소리, 파도소리를 들으며 화려하진 않지만 은은하게 노란빛깔로 다가온 키다리 암대극~
분명 넌 다른 애들보다 키 큰 이유가 있을 거야.

어딘가에 있을 이유 없이 사라져간 세월호의 모든 아름다운 이들을 감싸 안으며 어제도 그랬듯이 오늘도, 내일도 바다의 아픈 영혼들을 너의 큰 키로 잘 지켜줘~

너는 바다가 그리워, 그리워서 바다바라기가 되었나보다.
어린 시절 뛰어놀던 내 고향도 수평선이 보이는 검은 현무암으로 온통 휘감고 있던 곳~

그런데 내 기억엔 온통 검고 울퉁불퉁한 바위와 바다 속 해초들만 떠오르고, 진작 너는 나의 바닷가에서는 만나보질 못했단다.

노란리본이 되어 너의 꽃말처럼 모든 이에게 희망과 위안을 안겨주는 이루고 싶은 사랑이 되어줘~
암대극은 남부지방과 제주도에서 자생하는데 바닷가의 암석지대에서 자란다는 의미로 암대극(巖大戟)이란 이름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흙이 조금만 있어도 바위틈에 피어나는 모습이 위대해 보입니다.

대극과의 식물들은 줄기를 자르면 흰 유액이 나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역시 유독성 식물이긴 하지만 한방에서는 잎과 줄기를 약재로 쓴답니다.
암대극은 너무나 바다를 사랑하는가 봅니다.

밤하늘은 별들이 무리지어 환하게 비춰주어 아름답게 수놓고, 바닷가에는 제주의 검은 현무암과 잘 어울리는 노오란 바다바라기 한 뭉치 암대극이 햇살 아래서 눈부시게 빛납니다.

들꽃은 산 속에서도, 들길에서도, 바닷가에서도, 돌 틈에서도, 자기가 자리하고 있는 곳에서 너무 잘 어울리는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인가 봅니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분향소에서 국화 한 송이를 헌화(獻花)하고 암대극하고 애기를 나누어봅니다.

모두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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