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구범 제주도지사 후보 출정식 선거유세를 보기 위해 제주시청 인근에 모여든 제주도민들.

23일 오후 6시 무렵부터 파란 점퍼를 걸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이 제주시청 일대에 모여 들었다.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진행될 신구범 제주도지사 후보 출정식에 참석해 지지유세 지원에 나서기 위해서였다.

박희수와 양윤경 각 행정시장 내정자와 15여 명이 넘는 제주시 지역 제주도의회 각 지역구 도의원 후보들도 자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차원에서도 지원유세에 나섰다. 이른바 스타 정치인 대열에 끼는 정동영 전 대표와 추미애, 정청래 국회의원과 양승조 최고위원과 함께 제주출신의 김우남, 김재윤 국회의원도 자리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많은 인물들이 신구범 제주도지사 후보의 지지발언에 나서면서 이날 유세는 오후 9시 가량에 되어서야 마무리됐다.

이를 보기 위한 많은 제주도민들이 제주시청 인근에 운집했고, 2시간 넘게 지원유세 차량에 시동을 켜 둔 탓에 매캐한 자동차 배기가스를 마시면서도 취재열기는 끝까지 지속됐다.

박주희 도의원이 사회 마이크를 잡아 진행됐고 박희수 제주시장 내정자가 첫 지지유세 발언에 나섰다.

이어 김재윤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 위원장과 양승조 최고위원, 추미애, 정청래, 김우남 의원, 정동영 전 대표 등으로 이어졌다.

▲ 왼쪽부터 박희수 제주시장 내정자, 김재윤, 추미애 국회의원, 양승조 최고위원, 신구범 후보, 정동영 전 대표, 정청래 국회의원, 김우남 국회의원(제일 오른쪽)이 신 후보의 지지유세에 나섰다.

이들 모두는 23일 오늘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 5주년이 되는 날이라며 '민주주의를 되찾아야 할 것'과 세월호 참사에 따른 집권여당의 무능함을 한 목소리로 꼬집었다.

박희수 내정자는 "원희룡 후보가 유능하다는 말들이 있지만 어제 밝힌 공약 중 제주공항 중국자본 유입 주장은 어처구니가 없다"며 "이 정도 수준의 발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도지사 후보라면 아무나 제주도지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원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김재윤 도당위원장은 "지금 세월호 사건을 보면 과연 이 나라의 대한민국 정부가 맞긴 한 것이냐"며 "새누리당 후보들을 찍어서는 안되는 이유부터가 여기에 있고 삼다수와 컨벤션센터를 만든 신구범 후보를 제주도지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서울시민인 원희룡 후보에게 제주도민들이 표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제주도지사로 있을 때 삼다수를 만든 장본인이 누구냐"며 "중앙정치에 기웃거리지 않고 제주에 뼈를 묻을 이를 뽑아야 한다"는 말로 신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양 위원은 "삼다수와 컨벤션, 풍력발전을 이끌어 낸 신 후보를 제주도지사로 임명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추미매 국희의원은 제주4.3 사건에 대한 원희룡 후보의 행보들을 겨냥하며 "제주의 아들이라고 하는 사람이 제주의 상처를 모르고 있다"며 "어찌 이런 인물에게 제주의 미래를 맡길 수가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추 의원은 세월호가 침몰된 원인이 평형추가 맞지 않아서였음을 상기시키며 "우리 국민이 대한민국의 균형을 잡아주지 않으면 (세월호 처럼)침몰하게 될 것이니 검증된 신 후보에게 제주의 미래를 맡겨 한쪽에 치우쳐져 있는 이 정부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청래 의원은 제주에 내려오기 전에 봉하마을에 가고 싶었으나 이를 대신하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모시를 지어봤다며 직접 쓴 시를 낭독했다.

정 의원 역시 원희룡 후보에 대한 비난 수위를 이어갔다. 정 의원은 "제주도민이라는 것이 부끄러워 서울시민 행세를 했던 사람을 제주도지사로 뽑아야 하겠느냐"며 제주도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신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을 호소했다.

김우남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 제주도가 위기에 빠졌다"며 "이러한 위기 때 세월호 선장 같은 인물이 아닌 진짜 참 선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저 역시 도지사를 하고 싶었으나 제주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인물이 신구범 밖에 없다는 데에 동의하고 신 후보를 추대하게 됐다"고 단일화 사유를 밝혔다.

김 의원은 "신 후보의 고교 무상교육과 제주해녀 복지증진 공약이 제일 마음에 드는 공약"이라며 "이번 선거는 제주의 자존을 지키는 사례로 남아야 된다"는 말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

본격적인 신 후보의 유세발언에 앞서 마지막 연설로 정동영 전 대표가 연단에 올랐다.

정 전 대표는 "조선시대 최고의 천재가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이라면, 21세기 최고 천재는 삼다수를 만들어 낸 신구범 후보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주를 홍콩처럼 만들겠다는 신 후보의 공약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 전 대표는 "제주에서 이긴 정당이 이제껏 정권을 잡아왔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 또한 원희룡 후보를 겨냥하며 '제주4.3 상처 치유' 문제를 거론했다. 정 전 대표는 "4.3 유족 재심사를 해야한다는 그 말을 그냥 넘기겠느냐"며 "과거를 치유하겠다고 나선 도지사로서 지난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해 제주도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강도높게 질책했다.

또한 정 전 대표는 이번 세월호 사건을 두고서도 "기호 1번 후보들에게 엄정한 채찍을 가해야 한다"며 "세월호 유족들이 대통령에게 아이들을 살려달라고 무릎 꿇고 애원하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대통령이 유족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전 대표는 "깨어있는 국민만이 대한민국을 이끌 수 있다"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여론조사에 있지 않다. 제주도의 양심을 믿는다. 기적같은 선거혁명을 이뤄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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