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죽과 / 여러해살이풀
학명 : Pseudostellaria palibiniana
꽃말 : 은하수
농장 일이 일찍 끝나 차를 우회전해야 될 순간에 좌회전을 하고, 내 보물창고 숲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혼자 갈려니 조금은 무서움 반 두려움 반으로~

주차장엔 아무 기척도 없었고, 고요만이 감도는 으스스한 느낌마저 든다.

아직 해가 남아 있어서 뭔가 담고 싶은 설레임이 앞서 발걸음을 재촉해 보았다.

작은 바람에도 흔들거렸던 변산바람꽃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고, 잎사귀만이 저녁하늘 나무 밑에서 봐달라고 때를 쓴다.
“안녕, 안녕~ 변산바람꽃!”
너랑 함께 언 땅을 뚫고 나왔던 친구 세복수초 꽃도 모두 자취를 감추고 잎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구나.
얘들과 잠시 인사 나누고 있는데 어느 틈엔가 새하얀 물결이 일 듯 그 주위를 맴도는 친구들이 내 눈에 살포시 들어왔다.

'앗! 큰개별꽃이다'

이리 반가울 수가~

내가 널 만나려고 차를 이곳으로 돌렸나봐.

길가 어느 곳에서나 눈에 띄는 크고 화려한 이름 모를 원예종들이 활기를 치고 있어도 너처럼 자그마한 몸집이지만 너무 사랑스러워 가슴 설레게 하는 들꽃들이 있어 작은 행복을 느껴본단다.

개별꽃, 큰개별꽃, 숲개별꽃, 별꽃, 쇠별꽃 등 별자가 들어간 들꽃들이 유난히 많아요.

그러고 보니 석죽과의 들꽃이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별자가 들어간 걸 보면 밤하늘에 무수히 떠있는 별과 무슨 관련이라도 있는 걸까?

그래 너 큰개별꽃 꽃말이 은하수라지.

은하수란 말 그대로 '무수히 많은 별들이 모여서 마치 강물이 흐르듯 보인다'해서 은하수지.

하늘을 수놓던 은하수가 땅 위로 살포시 내려와 '큰개별꽃'이란 이름으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구나.

유독 내 새끼손가락 손톱만한 아님, 어린아이 엄지손가락 손톱만큼 꽃을 피우는 모습이 별을 닮아 별꽃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 같구나.

옛날 가난하게 살았지만 마음만은 늘 넉넉함으로 우리에게 아직까지도 사랑을 받은 흥부식구처럼 별꽃식구들도 친근감이 드는 건 네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일거야.

이름 앞에 혹은 이름에 '개'자가 들어가면 뭔가 모자라거나 털이 있거나 부족한 느낌이라던데 네 쓰임새를 보니 그러지만도 않은 것 같구나

한방에서는 어린 줄기와 잎을 식용하며 위장약으로 쓰인다고 하니 이리 하찮은 들꽃이라도 좀 더 관심 갖고 눈높이에 맞춰 허리를 납작 구부려 볼만 하네요.

인삼모양을 닮은 뿌리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요. 잠깐! 큰개별꽃과 개별꽃을 구별해 보실래요.

큰개별꽃

큰개별꽃은 한 줄기에서 하나의 꽃만 피는군요.

꽃받침도 꽃잎도 6~8장인데, 이 녀석은 꽃잎이 10장이나 되는군요.

잎은 주걱모양이면서 끝이 뾰족하네요.

개별꽃

개별꽃은 잎이 5장, 꽃잎이 움푹 파져 있어서 꽃잎만으로도 쉽게 구별되어 지는군요.
그리고 한 줄기에서 꽃이 여러 개가 달려요.
오른쪽으로 줄기 하나가 더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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