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의회 교육의원 후보들. 상단 왼쪽부터 부공남, 부광훈(이하 제1선거구), 김광수, 오창수(이하 제2선거구), 강성균, 강덕부(이하 제3선거구), 오대익(제4선거구), 지하식, 강시백, 문석호(이하 제5선거구) 후보.

제주도지사와 제주도교육감의 행보에 집중돼 있다보니 제주도의회 도의원과 교육의원들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어져 버렸다.

물론 도지사나 교육감의 자리 보다는 무게감이 덜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국에서 제주도에서만 뽑는다는 '교육의원'의 중요도는 높아 보여야 함이 정당하다.

교육의원 제도는 올해 일몰제 시행으로 폐지됐다. 지난 2010년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을 통해 교육의원 일몰제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일몰제란 법률이나 각종 규제의 효력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없어지도록 하는 제도다. 일몰제가 제정되는 이유는 정부기관이 한 번 만들어지면 그 효과성과 상관없이 영원히 존재하게 되는 우려를 막기 위함이다. 1976년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처음 제정됐다.

하지만 제주도는 이 법을 비껴갔다. 제주도는 지난해 11월 도의회 선거구 확정안을 마련할 당시 교육의원제를 존속시키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 일몰제 법률보다 위에 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이에 따라 교육의원 선거는 제주에서만 유일하게 진행 중이다.

제주도 교육의원 선거구는 총 5개 지역으로 1, 2, 3 지역구에서 각 2명씩, 5선거구에선 3명이 출마했다. 4선거구엔 오대익 후보가 단독출마했다. 4선거구는 무투표로 진행되며, 오 후보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선거 후 당선이 확정된다.

그런데 제주도는 생각보다 지역이 넓어서(면적으로만 따지면 무려 서울의 4배다) 5개 지역구로 나눠버리면 1개 지역구 당 평균 8개의 읍·면·동을 돌아다녀야 한다. 더구나 올해는 짧아진 선거기간 때문에 교육의원 후보들은 다른 도의원 후보들보다 더욱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제주도의회 교육의원 제1선거구 부공남(왼쪽), 부광훈 후보.

제1선거구는 구좌읍, 조천읍, 우도면, 일도2동, 화북동, 삼양동, 봉개동, 아라동이 포함돼 있다.

부공남(60) 후보와 부광훈(63) 후보가 대결을 펼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후보는 성씨가 같고 똑같이 제주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부광훈 후보가 같은 학과 3년 선배인 셈. 두 후보 역시 이번 교육의원 선거에 처음으로 도전한다.

부공남 후보는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출신으로 평대초와 세화중, 제주제일고를 졸업했다. 1979년부터 교직생활을 해 2013년까지 총 34년 6개월 간 교육현장에서 활동했다. 제주동여중, 제주제일중, 세화중, 아라중, 제주관광산업고를 거쳐 2006년에 남원중학교 교장을 맡고 이어 제주서중 교장을 역임했다.

부광훈 후보는 제주시 삼도2동 태생으로 제주북초(53회)와 제주제일중(15회), 오현고(17회)를 졸업했다. 1978년부터 중등교사로 교직생활을 했으며, 오현중과 오현고에서 교장을 지냈다. 교직활동 기간은 총 34년 11개월. 두 후보 모두 엇비슷하다.

부공남 후보는 해군 병장으로 만기 제대, 부광훈 후보는 육군 하사로 제대했다. 두 후보 모두에게 아들 2명이 있으며 복무만료 및 만기제대했다.

비슷한 구석이 너무 많은 두 부 후보. 공약까지 닮아있을까.

우선 두 후보 간의 교집합 부분부터 살펴보면 제주형 자율학교 재정비, 공립형 대안학교 설립 공약이 공통분모다. 두 후보 모두 농·어촌 소규모 학교를 우선적으로 제주형 자율학교로 지정해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약간 차이가 있다면 부광훈 후보가 대안학교 공약에 방송통신중학교를 유치하고 1교사 1학생 컨설턴트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 문제에 대해 부광훈 후보는 특색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소규모 학교 살리기에 주력한 반면 부공남 후보는 제주특별법 제도개선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외 공약들에 대해선 서로 겹쳐 비교되는 사안이 없다.

부공남 후보는 ▲지역구 교육 인프라 확충 ▲예·체능계 고등학교 설립 추진 ▲고교 무상급식 실현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부 후보는 "대안학교 설립이 어렵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중도 탈락 학생들이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타 지역과 균형잡힌 교육환경을 조성해 질 높은 교육환경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 후보는 "제주의 모든 학교를 '꿈학교'로 만들겠다"며 "꿈을 키우는 교육환경을 조성해 그 꿈이 실현되도록 제주교육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어 넣겠다"고 말했다.

부광훈 후보는 ▲고입제도 개선안 마련 ▲사교육비 부담 경감 ▲적극적 영·유아 지원 강화 ▲읍지역 숲체험관 설립 ▲창의·인성교육 내실화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부 후보는 이를 위해 "교육전문가, 교사, 학부모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해 개선안을 마련토록 하고 고교 수업료와 방과후 학습비, 급식비 등을 카드로 결제 가능하도록 제도화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부 후보는 "일반계 고교 정원 확대 등을 검토하고, 지역의 특성화 고등학교 개편은 지역민의 의견을 우선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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