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지사 TV 정책토론회 방송 장면. '토종자본 4조원 형성' 공약을 두고 신구범 후보(왼쪽)와 원희룡 후보 간에 팽팽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지난 27일 밤, 새정치민주연합의 신구범 제주도지사 후보가 내건 '토종자본 4조원 조성' 공약을 두고 신 후보와 원희룡 새누리당 후보 간의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11시 10분부터 2시간여 동안 제주도지사 후보 3명을 초청한 TV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 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서 마련한 자리. 원희룡 후보, 신구범 후보, 통합진보당의 고승완 후보가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는 여러 주제를 놓고 각 후보들이 갖고 있는 생각을 밝힌 뒤, 상호토론 방식으로 이어졌다. 도민들이 궁금해하는 질문들에 대한 답변도 들을 수 있었다.

도민 참여형 지역개발, 물산업 육성방안, 일자리 창출 문제, 섬지역 극복 위한 물류대책, 구도심 활성화 방안 등 제주도가 안고 있는 과제들에 대해 토론이 진행됐다.

각 주제에 대한 후보자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신 후보와 원 후보간의 양보없는 토론이 관심거리였다. 서로 물러서지 않고 치열하게 주고 받았던 토론 주제는 신 후보의 '토종자본 4조원 조성' 공약이다.

이 공약에 대해 원희룡 후보는 "불법적 방법을 동원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신 후보는 "잘 모르는 소리"라며 "불법이라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맞섰다.

원 후보는 "도민들의 예금이나 특별회계 기금을 담보로 해서 증권을 발행한다고 해도 유동화 증권을 발행하기 위해선 소유권을 양도하고 예금을 발행해야 하는데 자의적으로 양도하게 되면 불법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 후보는 자신이 직접 한국투자공사 직원에게 이와 관련해 메일로 문의를 했다며 "담당자는 자산유도 증권에 대해 전혀 발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했다. 더욱이 지방제정법에 의하면 사회간접자본에 대해선 가능하지만 수익사업에 대해선 불가능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신구범 후보는 "원 후보 얘기 들을 때마다 답답하다"며 "그 내용은 한국투자공사 담당자가 말한대로가 맞다. 유동화 증권과 국부펀드를 원 후보가 같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전혀 다른 것이다. 제가 공부를 더 시켜드리겠다"고 맞붙었다.

토론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토론회 사회자가 다른 주제를 꺼내면서 이에 대한 내용은 주도권 토론 시간이 진행될 때 이어졌다.

다시 원 후보는 신 후보를 향해 "명확히 해야 할 것은 예금을 담보로 하게 되면 도민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신 후보는 "예금을 담보로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펀드를 이용한 문제"라고 되짚었다.

그러면서 신 후보는 "불법이라면 제가 책임을 지겠다"며 화제를 신공항 문제로 돌려버렸다.

신공항 문제를 두고 원 후보가 운운했던 '중국자본 참여'에 대해 신 후보가 지적하자 원 후보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두 후보는 모두 1년이라도 더 앞당겨 완공될 수 있는 체제로 가야한다는데는 동의했지만 세부적인 방법에선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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