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초과 / 여러해살이풀
학명 : Cephalanthera falcata
꽃말 : 주의, 경고

5월의 숲속은 금빛 옷을 곱게 차려입은 새색시가 찾아오는 손님들을 설레게 하며 여기저기서 반갑게 인사를 하느라 정신을 놓게 만들어버립니다. 금빛으로 곱게 피어나는 이 새색시는 꽃 색깔 때문에 “금난초”라 불린답니다.
어두운 숲속에 길을 잃지 말라고 금빛으로 갈아입고 길을 내어주는 숲의 요정인가 보다.
전에 다녀왔던 이곳을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다시 오리라 맘속에 담아두었었는데 웬걸~
오늘 그 곳으로 답사를 간다기에 얼마나 기뻤는지~ 와우 신난다.
혼자 다니기에는 조금은 으스스한 숲속이라 엄두가 나지 않았었  는데...
숲속 입구에 들어서니 먼발치에서 보아도 금빛 옷을 입은 새색시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지난번 숲속은 아직 이른 봄이라 제대로 봄꽃을 담질 못했었는데~
“앗~싸!” 맘속으로 외치며 이 아이와 첫 만남을 가졌다.

잘 담아야 되는데 생각보다 담기다 어렵다.
숲속이라 어두운데다가 햇살이라고는 전혀 들어오지 않은 핑계를 대본다. 몇 발자국을 걷다보니 다시 이 아이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 정말 횡재한 날~
하나를 담고 나면 또 다른 아이가 나를 잡고 늘어진다. 놀아달라고 때 쓰는 이 아이를 그냥 두고 갈 수는 없는데...
“은희야, 은희야” 나를 부르는 선배님의 목소리가 저만치서 들려온다.
“네”~ 하고 대답하고 싶지만 내 소리에 이 아이가 흐트러질까봐 대답도 못하겠다.
이 아이들의 넓은 마당에서 같이 더 놀고 싶었는데 아쉬움을 뒤로 하고 기다리는 미안함에 얼른 뛰어가 일행들과 합류했다.
이 아이들은 대부분 숲 속의 그늘지거나 음침한 곳에 있는 탓에 혼자 다니기가 쉽지 않다.

중산간의 숲속에서 자생하는 이 아이는 다른 꽃들처럼 활짝 벌어진 모습은 보기가 힘들고, 반 정도만 벌어져 수줍은 새색시처럼 입가에 미소 짓는 모습만으로도 사랑스럽다.
이 아이들이 사는 넓은 마당에서 이 아이들이랑 많은 시간을 보내진 못했지만, 이 아이와의 만남이 내 귀한 친구 하나를 얻은 것 마냥 기쁜 하루를 보냈다.

그늘진 숲속에도 나무 사이로 아침 햇살이 살짝 들어오는 곳에는 이 아이의 벌어진 입술 덕에 속살이 살짝 보이네요.
꽃잎은 3갈래로 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네요.
속을 들여다보면 암꽃을 잘 감싸주고 있는 모습이 끔찍이도 잘 지켜주고 있네요.

햇살 들어오는 사이로 문을 활짝 열어준 이 아이가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어두운 숲이라 햇살 비추는 나뭇잎 사이로 금빛 옷으로 갈아입은 이 새색시는 어두운 숲을 밝게 밝혀주는 “어두운 숲속의 요정”이랍니다.
햇살 고운 날에 금난초는 활짝 문을 열어주나 봅니다.

순백의 수수한 은난초(銀蘭草)도 만나보세요.

 

숲 속 “속괴”에서 만난 소나무와 소나무 반영이 너무 탐스러워서 담아왔습니다.
꽃가루가 많이 날려 물이 깨끗하지 못해 아쉬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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