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에 카미노 데 산티아고 '북의 길' 922km를 33일 간 걷고 난 후에 5일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를 배낭여행을 한 기록입니다.

 34일 차)2012.7.25(수) Santiago-Barcellona, 민박집:25유로

 출발 하기 위해 신발을 신으려니 신발이 없습니다. 어제 분명히 사물함 속에 놓아 두었는데 없다니... 침대 밑과 창문 밖등 평소에 놓아두는 곳에 모두 확인했으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찬찬히 기억을 되살려 봅니다.

어제 낮 12시 반에 접수를 하고 방으로 들어가려고 2층에 오니 닫힌 문 앞에, "12시 반-1시반 까지 청소시간이라 문을 폐쇄한다'고 적혀있고 문 앞에는 여기저기 배낭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나와 주성군도 거기에다 배낭을 내려놓고 지하층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은 후, 1시반에 신발과 배낭을 갖고 방에 들어와서 배낭은 침대옆에, 신발은 사물함 속에 놓아 두었습니다.

​그런데 없습니다. 키는 나 밖에 가진 사람이 없는데?

 혹시 알베르게 직원이 청소차 들어 왔다가 신발 냄새가 난다고, 또는 신발을 방 안으로 들여오는게 금지되어 있어서 신발을 다른 곳에 갔다 놓은 게 아닐까?

 어떻든 만약에 신발을 못 찾는다면...?? 큰 걱정은 안 됩니다. '다시 까미노 길을 걷는 다면 새 신발로 걷는 게 힘이 들겠지만, 그냥 5일동안 배낭여행 하는 것이므로 슬리퍼를 신고 다니면 되겠지'  하고 마음을 진정시키고 어제 놔 두었던 2층 출입구 앞에 가보니, 눈에 익은 신발 하나가 얌전히 앉아 나를 반기고 있었습니다.

​기억력과 집중력 감퇴로 인한 해프닝이 계속 됩니다. 기억력을 되 살리는 특별한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2층 출입구 밖에 얌전히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는 나의 분신~~​

이런 복도를 몇 개나 지나~~

화장실 앞에 있는 빨래 건조장도 지나고~도미토리도 지나고~~

아 ! 이런 방법도~
침대가 없으면 방 바닥에 침낭을 펴고 누우면 공짜인데, 그걸 몰랐습니다.

발을 절며 힘들게 걸어가는 불가리아 여성 순례자

밖으로 나오니 커다란 배낭을 매고 힘들게 걸어가는 순례자가 보였습니다. 언뜻 보기엔 단 하루도 걷기 힘들것 같은 체격이었습니다. 옆에 가서 인사를 하였습니다.

불가리아에서 온 여성인데 6월 1일 생장에서 출발하여, 어제 55일 만에 산티아고에 도착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보통 30-35일만에 800km를 걷는데, 이 여성은 비록 55일 걸리긴 했지만, 남들보다 10배는 더 힘들,그런 신체적 결함을 딛고 당당히 완주를 한 것입니다.

 "당신, 정말 대단하다.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잠시 시간 내 줄수 있느냐"니까 흔쾌히 허락합니다. 길가에 앉아 수건을 펴고 싸인을 받고나니,

"혹시 버스터미널이 어디쯤에 있는지 아느냐? 고 물었습니다. 얼른 지도를 펴고 가르쳐 주었더니 고맙다며 출발하려 하였습니다.

 순간 내가 가려는 산티아고 성당과 반대 방향이지만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기에, '내가 길을 안내하마"하고 대도로 변 까지 동행하며 담소했습니다.

 원래는 피니스테레까지도 걸을려 했지만, 다리가 아파서 버스로 가려 한다면서 작별을 하였습니다.

몸이 좀 비대하다고 미리 포기하는 사람들이여!! 이 여성을 보고 용기를 가지시라~~

거리의 예술가

-앞의 돈을 넣는 항아리만 없다면 틀림없는 조각품이라 생각할 정도로  전혀 미동도 않았습니다.

산티아고 성당 미사 장면
27일 만에 만난 독일 청년 '마틴'과~

-공항 이층에 올라가 어슬렁 거리고 있으니 누가 툭 칩니다. 돌아보니 '마틴'이었습니다.

빌바오에서 애인이 헤어지자고 한 전화를 받고, 그녀를 잊기위해 많은 순례자들이 걷는 프랑스길을 걸으며 그녀를 잊고 싶다며 저녁을 함께한 후 헤어진 그였습니다.

 독일 여성 '굿룬'에 대한 얘기 등, 지나간 추억을 떠올리며 한 참 얘기하였습니다. 막상 귀국한다고 하니,다시 여자 친구가 생각이나서 어제는 한 시간 밖에 자지 못한 채 새벽 5시까지 계속 술을 마셨다고 합니다.

아직도 여자친구를 완전히 잊지는 못했으나 그래도 처음 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얼굴도 초췌하고 많이 말라 보였습니다.

뷰엘링 항공기를 타고, 바르셀로나로~~
 
스페인 광장

스페인 광장에서~
스페인 광장 야경
35일 차)2012.7.26(목),바르셀로나 2일 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오스딸 상파울-구엘공원 -람블라스 거리-까사밀라-대 성당-몬주익 언덕 가우디 작품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건축의 시인이라 불리는 천재 건축가 가우디(1852-1926)의 작품으로 아직 미완성 상태이며 기부금만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완공까지 100년이 걸릴지 200년이 걸릴지 아무도 알수 없다고 합니다.

산 파우 병원에서
-카탈라나 음악당을 지은 몬타네르의 걸작으로 1902년에 짓기 시작해 30년만에 완성되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구엘 공원의 이모저모
-원래는 구엘이 의뢰해서 가우디가 설계한 주택지였는데 구엘의 죽음으로 완성을 보지 못하고 그 후 공원으로 탈바꿈 했습니다.

람블라스 거리
몬주익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주말 밤 마다 화려한 빛의 향연이 벌어지는 마히카 분수
36일 차) 바르셀로나 3일 째(2012.7.27(금), 몬세라트,몬주익

​​-몬세라트란 바르셀로나 북서쪽으로 53km 떨어진 곳에 우뚝 솟아있는 바위 산, 웅장한 산 중턱에는 카탈루냐의 수호신인 '검은 마리아 상'을 모시고 있는 베네딕투스 수도회의 수도원이 있습니다.

​도원 건물

수도원에서 이 케이블 카를 타고 산호안 전망대로 올라 갑니다

해발 1.000m 고지에서 본 수도원

전망대에서 내리면 여러개의 트래킹 코스가 있습니다.

몬주익 언덕위에 있는 올림픽 스타디움
37일 차)2012.7.28(토), 바르셀로나 4일째, 현대미술관-구엘별장-구엘궁전

 -몬주익 성-람블라스 거리-항구

 구엘별 장을 구경하고 역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한 청년이 사진 쫌 찍어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리스인 인데 바르셀로나에 온지 이틀 됬고 내일 로마로 가서 3일 간 있다가 귀국한다고 하였습니다.

길가에 있는 표지판을 가리키며 이쪽으로 가면 가우디 작품이 있다고 하며 가길래 나도 따라 갔습니다.

가는 도중에 특이 하지도 않은 도로의 평범한 나무와 꽃을 배경으로 세 차례나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였습니다. '참 희안한 친구이다'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찍은 사진을 서로 보는 순간, 갑자기 앞에서 두 청년이 나타나더니 "경찰인데 코카인 조사 하겠다'고 하면서 소지품을 조사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순간 나는 이 들이 관광객을 노리는 강도로 생각하고, 앞 목에 걸고있는 조그만 가방을 손으로 꽉 움켜쥐고 '노,노' 하였습니다.

근데 그리스 친구는 순순히 지갑을 꺼내어 보여 주었습니다.

지갑을 열어본 두 청년은 나 보고도 가방을 열어 보자고 하였습니다.

내가 '너희들이 경찰이라면 신분증을 먼저 보여라'고 얘기해도 들은 척 만척하며 계속 '코캐인,코캐인'하며 내 가방을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내가 계속 거부하자, 두 사람이 내 가방을 잡고 강제로 뺏을려고 하였습니다.

이때 그리스 친구도 내게 '그냥 보여주라'고 하고~현재 내 가방속에는 현금 25유로(우리 돈 약 4만원) 와 여권과 카드가 있었습니다. 그 순간, 퍼뜩 생각나는게 있었습니다.

내가 끝까지 버티면 이들이 강압적으로 가방을 뺏고 달아날지도 모른다.

현금을 노리는 좀 도둑인것 같은데 아마 지갑속에 25유로 밖에 없는것을 알면 그냥 갈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손을 치워라, 내가 보여주마'하고는 지갑을 열어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자 쓱 흝어보는 척 하더니 알았다면서 그냥 지나 갔습니다. 이런일이 일어난 몇 분동안 한 사람도 지나가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한적한 길이었습니다.

나는 그리스 친구에게 "저들은 경찰이 아니라 강도들이다. 너나 내가 현금을 100유로 이상 가졌다면 그걸 갖고 튀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가진 현금이 적었기에 그냥 간것이다'라고 하니 묵묵 부답입니다.

 "기분이 나빠서 가고 싶지않다, 너 혼자 가라"하고 역으로 향했습니다. 역으로 오며 생각해보니 그리스인이 그들과 공모자인것 같았습니다.

왜냐면, 아까  특이하지도 않은 평범한 나무와 꽃을 배경으로 사진 찍어달라고 한 이유가, 동료가 보일때 까지 시간을 끌기 위해서인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아이쿠나!  좋은 경험 또 한번 했습니다~~

​ ​현대 미술관

가우디의 바르셀로나에서의 첫번 째 작품 '구엘별장'  -구엘의 여름 별장. 가우디가 문과 벽, 마굿간, 식당, 문지기를 위한 집 등을 맡아 건축 했습니다.

그리스 관광객을 가장한 강도가 처음 사진 찍어달라고 한 벽면 몬주익 성의 이모저모

가우디 작품으로 근교의 몬세라트에서 영감을 얻어 지은 이 건물의 테마는 산입니다.

예전에 투우장으로 사용하던 건물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