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간을 운영하는 홍성재.신윤예 대표
‘000간’ 이름을 듣기만 하만 너무 생소하다. ‘000간’은 무엇을 의미할까?

청년 사회적기업인 ‘000간’을 운영하는 홍성재(31), 신윤예(29)씨가 제주를 찾았다.

27일 넥슨박물관 지하 1층 INT에서 컨퍼런스를 열고 그들이 창신동에서 지난 3년간 노력해왔던 일련의 작업과정들을 풀어놓았다.

‘000간’ 숫자 0은 비어있으면서 다른 것들로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의미를 말하고 간은 ‘사이’ ‘틈’ ‘엿보다’ ‘참여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000간’은 참여와 협업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공공성에 대해 제안하고 실험하는 공간이다. 현재 동대문에 인접한 창신동에 자리하고 있다.

이들 두 대표는 인근의 봉제공장들과 협력해 지역의 자투리들을 활용한 예술 프로그램과 디자인 제품을 기획하고 주변의 잉여물을 통해 삶을 재발견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 제안하고 있다

미대를 졸업한 홍씨와 신씨는 화가의 꿈을 접는 대신 예술을 통해 사회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작은 보탬이 되자는 소박한 꿈을 안고 2011년 초 창신동에 첫 발을 내디딘 지 3년 만에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말한다.

이들은 신진작가를 지원하는 몇몇 전시에도 참여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에 부딪치게 되었고 이에 색다른 변화를 시도하게 했다

홍성재·신윤예 대표는 "예술과 사회문제를 하나로 합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기 위해선 보다 삶과 가까운 장소 안에서 우리의 삶을 실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드르륵 탁, 골목길 사이로 들려오는 재봉틀 소리 의류원단 가득실은 오토바이들 문 밖 호스로 새어나오는 새하얀 수증기.... 이것이 이들이 처음 접한 창신동의 모습이다.

창신동에는 동대문의류상가에 납품을 하는 1000개 가까운 영세 봉제공장들이 모여 있다. 대부분 2,3명 가족 중심으로 운영하는데 이곳 주민의 70%가 봉제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곳은 동대문시장과 밀접한 곳에 위치해 있다 사람들이 동대문시장은 알지만 창신동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조차 모르고 있다.

이들이 창신동 곳곳을 다니며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옷을 보고 옷을 사면서도 정착 내가 입는 곳을 제작하는 곳의 환경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또 이곳의 지역아동들을 만나면서 이 지역의 다양한 문제들을 알게 되었다.

창신동은 한국 봉제산업이 쇠락하면서 비수기가 길어지자 봉제업에 종사하는 부모들은 육아와 교육문제 등 경제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에 이 두 대표는 “이 지역의 문제점과 우리 삶에서 여러 한계점을 서로 보완하고 지금의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는 이 시스템의 대안을 모색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이 동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예술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 홍씨는 “일감이 몰릴 때는 부모님들이 눈 코 뜰 새 없이 바빠 아이들 챙기기가 쉽지 않아 아이들이 공부에서도 멀어지고, 좋지 않은 환경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며 “미술 전공자로서 해송지역아동센터와 함께 그림그리기 등 아이들 눈 높이에서 즐길 수 있는 예술교육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홍성재·신윤예 대표는 이 외에에도 다양한 시도들을 했다.

창신동의 봉제공장의 비수기를 이용해 봉제공장들과 손잡고 자투리 천과 재료들을 활용해 만든 방석, 셔츠, 에코백, 액세서리 등을 의류 브랜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제품이 처음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거래를 시작하면서 소비자들과 만나기 시작했다.

신씨는 “지역 주민들과 디자인부터 봉제까지 함께 진행하고 수익의 50%를 지역 봉제 공장에 드리려 애쓰고 있다”며 “자체 의류 제작 말고도 기존 의류브랜드로부터 주문을 받고 일감을 봉제 공장들에게 넘겨주는 플랫폼 구축 작업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또 창신동 봉제공장에서 자투리 재료로 직접 액세서리를 만들어 보고, 창신동 곳곳을 걸으며 옛 도시의 정서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 ‘도시의 산책자’를 운영 중에 있다.

특히 투어 중간 중간 마을을 안내하는 내용은 주민들이 직접 녹음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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