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감동, 감동, 감동3일 째

*걸은구간:전남 해남군 서홍리~송천리
*걸은거리:35km
 *누적거리:65km
 *걸은시간:9시간(6시 30분~오후 3시 30분)
 *오늘 쓴 돈:5,000원(아침)
 -점심은 강 선생댁에 도착즉시 컵라면으로~
-저녁은 강 선생댁에서 옻 닭백숙으로~
~원래는 27키로 지점인 사초리에서 묵을 예정이었으나 막상 도착하고 보니 숙소가 없었습니다.

시금치 포장 작업을 하던 남자분에게 문의하니, 이 곳에서 부터 2시간 정도 걸어야 도착되는 도암면에 가야 모텔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혹시 공회당이나 경로당 같은 곳에서 잘 수 없을까요?"하고 물었습니다.

 한참 망설이더니 작업을 하던 것을 멈추고 자기 차에 타라고 하셨습니다.

 화물 자동차로 농산물 운반 작업을 하시는 분이신데 혼자 사시는 분이셨습니다.

 "집에서 샤워와 점심 먹은 후 쉬고 있다가 저녁엔 같이 식사 하자"면서 가자 마자 방을 걸레로 닦고 난방 스위치를 키고는, 부엌에서 과일과 밥, 반찬, 라면 등을 꺼내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작업장으로 바삐 나가셨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 들이라 어안이 벙벙할 정도입니다.

 과일과 라면으로 점심을 하고 샤워와 빨래를 한 후, 마을 구경이나 하려고 나가려는데, 4시경에 마을 주민 5명과 함께 커다란 토종닭 2마리를 갖고 오셨습니다.

 
마당의 큰 가마솥에 옻나무와 칡뿌리를 넣고 무려 4시간 동안이나 참나무를 때며 계속 삶는 동안, 오늘 캔 냉이와 이 동네에서  유명한 게불과 옻닭 국물을 안주로 술 잔치를 벌였습니다.

옻닭 백숙이 다 되자 옻닭을 뜯어 먹으면서 주민들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난 주민들 잔치에 낀 불편한 길 손인데도 강 선생은 마을 주민들에게 나를 좋게 소개 할 뿐만 아니라,  내가 어색해 하지 않도록 계속 술을 권하는 등,낯선 나를 무척이나 배려하여 주셨습니다.

게불은 한 개에 1,200원 씩 하는 비싼 것인데도  자주 안 먹어 봤을 것이라면서 무려 5개나 주셨습니다.  10시에 회식이 파하자, 30여분 간 강선생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도보여행의 묘미는 경비를 최대한 절감하고, 결코 버스 등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자신은 도보여행가들의 어려움을 익히 알고 있기에 숙소를 구하지 못해 안절부절 하는 내가 안 쓰러워 ​자신의 집에 모시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결혼을 아직까지 아니 한 사연과 함께 사귀는 여자가 있어 곧 결혼식을 올릴꺼라는 얘기도 들려 주었습니다.

숙박비를 안 받겠다고 하기에 "주소를 주면 밀감을 보내겠다"고 하니, "혼자 살며 자주 타지에서 잠을 자기 때문에 필요없다"면서  주소까지  알으켜 주시지 않았습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을꼬?

전화번호는 서로 교환했으니 분명코 그의 고마움과 신세를 갚을 날이 분명히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 역시 감동의 연속입니다.

둑방길 위의 '삼남 길' 표식

이런 길로만 걷는다면 800km가 아니라 8.000km라도 쉽게 걸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굴 작업을 하시는 아주머니

굴 껍데기는 모아 두었다가 논이나 밭에 비료로 쓰인다고 합니다.

 오늘 점심은 과일과 라면과 강 선생의 고마움으로~

제일 왼 쪽의 유리창 있는 방이 내가 잘 방 입니다~

#전남 강진 경찰관 만세! 4일 째

*걸은 구간:전남 해남군 송천라~강진리
*걸은 거리:22km
*누적 거리:87km
*걸은 시간:6시간 30분 (07:00시~오후1시30분)
*오늘 쓴 돈:15,100원
~요구르트:2,600원
- 숙소(대궐찜질방):8,000원
- 라면+밥:4,500원
~아침, 점심은 숙소에서 가져온 삶은 계란 4개, 요구르트로 

어제 저녁에 오늘 아침 6시에 출발 한다고 하니, 6시에 일어나서 같이 아침을 하자고 약속을 하였습니다. 옻닭국에 밥과 김치로 아침을 같이 들었습니다. 계란이 필요할 거라며 9개나 삶아 주셨습니다.

 자신은 다시 자다가 9시에 일어나 강릉으로 농산물을 수송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결국 나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났던 것이었습니다.

이래저래 미안하고 고맙고~~

 "이 지역을 지날 때면 언제든 꼭 들려 달라"고 하시며, 나는 "꼭 제주에 놀러 오시라"고 당부하며 아쉬운 작별을 하였습니다. 강진 도착 직전 버스 승강장에서 휴식을 하고 배낭을 짊어지려고 하니 스틱이 없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도암 마을 입구 정자에서 쉬면서 스틱을 그냥 놔두고 온게 분명하였습니다. 7만원 짜리 고급 스틱인데 너무 아깝지만 돌아가서 가져 오기엔 왕복 2시간이 소요 되어 너무 멀었습니다. 스틱 찾기를 포기하고 걷고 있으니 경찰 차가 지나 갔습니다.

손을 들어 차를 세우고 사정 설명을 하고는 '스틱이 좋은 것이니 찾아서 당신 가져라'고 하였습니다.

20여분 후 계속 길을 가고 있는데 스틱을 찾아 되 돌아와서 내게 건네 주었습니다. 민중의 지팡이란 말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명함을 건네며, 제주에 올 일이 있으면 꼭 연락 주시라고 하고는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대한민국 경찰 만세! 강진 경찰 만세! 거의 매일 감동의 연속입니다.

이런 맛에 배낭 여행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어제까진 '국도 길'이 아닌 해안도로 길이나 숲길, 마을길 등을 걷는 '삼남 길'을 걸었으나 코스종점에 숙소가 없는 관계로 오늘부터는 '삼남 길' 걷기를 포기하고 김남희씨가 걸어간 코스대로 '국도 길'을 걷기로 합니다. '삼남 길'에 비해서 걷는 거리는 단축 되지만 자동차가 내 옆을 지나칠 때마다 불안감이 엄습하였습니다. 아찔한 순간도 몇번 있었고~

일체의 잡념을 없애고 최고의 긴장된 상태로 앞을 주시하며 걷다가, 차가 보이면 왼쪽으로 약간 비켜서는 등 안전도보에 온 정신을 집중하였습니다.

원래 계획은 장흥까지 갈 예정이었으나, 강진 막 벗어나려는데 대형 찜질방 간판이 보여 22km밖에 안 걸었지만 오늘 도보는 여기서 마감하기로 계획을 변경하였습니다. 헌데 호사다마 라고..,

 저녁 시간이 되어 찜질방 식당에 가니 '부인이 몸이 아파 안 나온 관계로 라면밖에 안 된다' 고 하였습니다. 결국 라면과 밥 한 공기로 오늘 저녁을 때웠습니다.

조심,조심, 또 조심~~

강진의 '소 금강'이라고 불리우는 석문 공원

기암 괴석들을 보니 정말 '소 금강'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숙박은 강진의 '대궐' 찜질방에서~
-대형 찜질방에서의 저녁 메뉴는 이것 뿐이라네요~ 찜질방 이름은 '대궐'인데 말이죠...

# 포의 호계터널 5일 째

​​*걸은 구간:전남 해남군 강진~장동면(도보)~보성(버스)
*걸은 거리:31.5km
*누적 거리:118.5km
*걸은 시간:8시간(7시~오후 3시)
*오늘 쓴 돈:57,700원
-요구르트,빵,과자,사과:12,400원
  -택배:5,000원(캡, 트레이닝 하의, 내복 하의)
 -버스:1,300원(장동면-보성버스 터미널)
  - 저녁:9,000원(갈비탕)
  - 숙박:30,000원(보성여관)

어제 걸어보니 아침 일찍 국도를 걷는 게 위험할 것 같았습니다. 찜질방에서 샤워 후 한참 쉬다가 7시에 찜질 방을 나섰습니다. 밖은 짙은 안개로 시야가 너무 안 좋았습니다.

 다시 찜질방으로 들어 가기도 그렇고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헤드랜턴을 처음엔 손에 들고 가다가 나중엔 모자 위에 쓰고 걸었습니다. 자동차가 지나갈 때마다 계속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장흥 시내의 마트에서 빵, 과자, 요구르트와 방울 토마토를 사서 점심을 해결 하였습니다. 내일 아침과 점심은 남은 음식과 보성에서 산 사과로 해결 해야겠습니다.

터널을 두 곳을 통과 하였는데 한 마디로 공포의 도가니였습니다. 특히 자동차가 지나갈 때의 엄청난 굉음소리에~

 나중엔 요령이 생겨 차가 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한 손으로 귀를 막고 걸었더니  공포감이 조금은 엷어졌습니다. 31.5km를 걷고 오후 3시에 오늘 목적지인 장동면에 도착 하였습니다.

 김남희 씨가 숙박 했다는 마을이었습니다.

면사무소에서, 장동면에 유일하게 있는 민박 집에 전화 하니 폐업중이라고 하였습니다.  경로당과 두 곳의 식당에 알아 봤으나 모두 숙박이 불가능 하다고 합니다. 하는 수 없이 버스를 타고 보성으로 갔습니다.

내일 아침 7시50분 출발하는 첫 차를 타고 장동면으로 돌아 갔다가, 다시 보성으로 걸어 와야겠네요...

보성여관에 짐을 풀고는 빨래부터 하였습니다.

빨래를 침대 전기 장판 위에 올려 놓고 그 위에 수건을 덮고 저녁 먹으로 가려니, 주인장이 지나 가다가 '이 곳은 특실인데 왜 이곳에 계셔요?'라고 물었습니다.

문패를 보니 특실 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주인이 준 키는 202호실인데 내가 착각해서 문이 열려있는 201호실로 들어간 것이었습니다.

 이미 방을 엉망으로 해 놓은 상태라 어쩔수 없이 5,000원을 더 내고 특실에 묵습니다. 왜 이리 덤벙대는지?  실수의 연속입니다.

새벽 길 걸을 때 쓰려고 준비한 헤드랜턴을 꺼내, 비추고 가다가, 모자에 쓰고 걷기도 하였습니다.

마을을 휩싸고 있는 몽환적인 새벽 안개

장흥의 아름다운 탐진강 모습

장흥 시가지로 들어섭니다

815m의 공포의  호계터널

터널안의 모습

사진으로 보는 정경은 예쁘기만 한데 걸을때의 공포감은 소름돋을 정도입니다
꿀 맛 같은 국도에서의 휴식 시간

-아스팔트 길이라 1시간만 걸어도 발 바닥이 불에 데인 듯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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