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어수선하다.

제주의 변화와 혁신을 짊어지고 새롭게 출발하는 원희룡 도정의 요즘 분위기다.

인사에서 첫 단추를 잘못 꿰맸다.

지난 20년 동안 민선시대 제주도정의 인사문제가 항상 도마 위에 올랐다.

선거를 치르면서 이어지는 편가르기, 줄세우기 인사였기 때문이다.

이번 원희룡 도정에서는 이런 잘못된 인사 관행이 사라지길 기대했다. 

바램대로 정무부지사, 행정시장 인사는 선거에 참여했던 측근들을 최대한 배제한 모양새다.

그런데 절차상 문제가 있다.

웬지 아마츄어가 진행한 인사 같다.

이를 두고 도의회와 언론에서 연일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10일, 제10대 제주도의회 319회 임시회의에서 구성지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도지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번 원희룡 도정의 인사는 과거에 있었던 적폐(積弊, 오래 쌓여 온 폐단)이며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기대를 저버리고 출발부터 매끄럽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원희룡 도지사의 표정은 내내 어두웠다. 

 

설상가상인가,

여기에 이지훈 제주시장의 개인적인 문제가 붉어졌다.

하필이면 이번 인사에서 말 많은 이지훈 제주시장의 문제다. 

이런 의혹이다.

 

이 시장이 지난 2010년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구좌읍 비자림 입구 부지에 외압을 동원해 건물 신축허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 부지는 상수도 등 건물 신축의 구비 조건을 갖추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곳이기 때문이다.

현재 건물이 들어서서 커피숍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건물에는 인근 세계자연유산관리단의 상수도관을 끌어 쓰고 있는 현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세계자연유산관리단의 상수도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문화재청 고위직이 2013년 3월 제주현지에 직접 찾아와 세계자연유산 관리단에 “상수도를 연결해 줘라”는 외압이 있었고 공교롭게도 그가 다녀간 뒤 곧바로 건물 2동이 준공됐다는 설이 파다하다.

이를 두고 문화재청 고위관계자와 세계자연유산관리단, 도의원, 구좌읍이 조직적으로 특정인을 봐주기 위한 특혜가 아닌가하는 의혹이다.

이 때문에 원 도정의 출발 분위기가 더 어수선하다.

이제 이지훈 시장이 나설 때다.

의혹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

잘못이 없다면 떳떳하게 법적,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고 만일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솔직하게 사과하고 털고 가야한다.

그래야 45만 제주시민의  수장으로 시정을 이끌어 갈 수 있다.

이 시장의 용단을 기대해 본다.

 

이런 일련의 문제로 개운치 못한 원희룡 도정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선거 기간 내내 원희룡 후보에게 훈수를 뒀던 많은 입들은 과연 어디로 갔을까?

수많은 지역사회 원로들, 선배들, 선거를 도왔던 브레인들, 새도정준비위와 자문위 위원들.....

신기하게도 지난 1일,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이 출범하면서 그 들은 보이질 않는다.

아마 원희룡 도지사를 후보자 시절 보다 만나기도 어렵지만 만나기 쑥스러워서 그럴 수 있다.

혹시 한 자리(?)에 미련을 두고 서성거리고 있지 않는가 하는 괜한 오해 때문이다.

이해는 되지만 아쉽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 더욱 필요한 입이기에 그렇다.

도지사 원희룡, 
어쩌면 후보자 시절보다 더 외롭다.

같이 의논할 사람도 몇 안 된다.

후보시절 그 많았던 주변 사람들은 도지사라는 높은 자리 때문에 만나기를 포기했다.

그래서 원희룡 도지사의 생각이 좁아졌을까?

원희룡 답지 않은 행보다.

이런 우려를 보완 할 협치정책실, 협치위원회가 곧 만들어 진다.

어떤 기구도 좋다.

많은 얘기를 폭넓게 듣고 좋은 정책을 만들어 성공한 도정으로 이끌면 된다.

그리고 그 기구를 어떤 사람들로 만들고, 어떻게 일을 하느냐에 더 신경써야 한다.

빨리 안정되고 일 잘하는 원희룡 도정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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