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강수철 동홍119센터장
“직원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이셨습니다. 항상 직원들과 소통을 중시하고 모든 일을 솔선 수범하셨어요. 계급의 높낮이를 떠나서 직원들을 편하게 대해주셨어요. 책임감도 강하시고 항상 저희들보다 늦게 퇴근하시고, 현장에서 경험이 모자란 저희들이 행여 다칠까봐 사선에서 먼저 뛰어 들고 그런데....” 동홍동 119센터 직원들을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군다.

그는 모든 이들에게 항상 솔선수범을 행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앞장을 서는 책임감 강하고 정신력이 뛰어난 소방간부였다.

사고 당일 휴무였던 강 센터장은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화재가 났다는 문자를 받고 급하게 화재 현장으로 달려나갔다.

13일 오후 7시21분경 서귀포시 일호광장 인근 건물 2층 W단란주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119소방대원들이 긴급 출동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

이날 서귀포소방서 강수철 동홍동 119센터장(48.소방경)도 연락을 받자 마자 자신의 차량에서 방화복, 방화모, 공기호흡기 등 개인 소방장비를 챙겨 화재신고 14여분 만인 오전 7시35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현장에 도착한 강 센터장은 계단을 이용해 화재 현장 맨 앞에 서서 화재 진압에 나섰다. 강센터장이 직접 소방호스를 잡고 불길과 맞섰다.

당시 현장에서 다른 대원들은 사다리차를 이용해 2층 건물 유리를 부수려고 시도했지만 단란주점 유리창이 부직포 등 4겹으로 차단되어 있어 실패했고 연기와 불길이 건물 내부에 가득했고 불길은 2층 전체로까지 번졌다.

다행히 건물에 있던 종업원 등 3명은 옥상으로 대피했고 소방대원들은 오후 7시45분께 초기진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화재 진압에 앞장섰던 강수철 센터장은 진화 작업중 목숨을 잃었다. 오전 8시 45분께 잔불을 정리하던 과정에서 지명준 현장대응과장이 대원들의 안전을 확인하면서  강수철이라는 이름을 세 차례 불렀고 강센터장은 “네”라고 짧게 답했다. 이 대답이 강 센터장의 마지막 대답이였다.

10여분이 흐른 후 동료 대원들이 유독가스가 남아 있는 2층 단란주점 내부에서 쓰러져 있는 강 센터장을 발견했다.

심폐소생술을 하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소방서 측은 강 센터장이 내부에 흩어진 전선에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호흡기가 벗겨진 뒤 유독가스를 들이 마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홍 119센터는 다른 센터에 비해 출동도 가장 많고 인원이 작은 편이다. 그렇다 보니 강수철 센터장은 휴무에도 항상 화재 현장에 먼저 달려왔다. 그는 전국 소방기술경연대회에서 제주도 대표로 수차례 나갈 정도로 체력이나 정신력이 강한 소방 간부다.

또 그는 소방 안전교육, 훈련지도 안전점검도 직접 실시할 정도로 모든 일이 솔선수범하며 짬짬히 봉사활동도 열심히 해왔다.

강 센터장은 1992년 8월 소방사로 임용됐고 올 3월부터 동홍 119센터장을 맡아왔고 도정행정 유공 제주도지사 표창, 소방행정유공 소방방재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서귀포소방서 3층에 마련된 분향소
소방안전본부는 강 센터장을 순직처리하고 1계급 특진(소방령)과 녹조근정훈장 추서를 건의했다.

빈소가 마련된 서귀포소방서에는 강센터장의 솔선수범 정신을 기리는 동료대원들과 지인들의 발길들이 이어지고 있다.

영결식은 17일 오전 8시 서귀포소방서장으로 거행된다. 유족으로는 부인 진정임(46)씨, 아들(18), 딸(16)이 있다.

 

▲ 강수철센터장이 근무했던 사무실 내부

 

▲ 강수철 센터장이 근무했던 사무실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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