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도정 성공위해 '이지훈사태 안고 갈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군말은 군더더기다. 단도직입(單刀直入)으로 말하자면 “이제 원희룡지사가 이지훈 제주시장을 버려야 한다”. 그가 버티기로 앉아있는 한 그렇다.
그는 민선 6기 도정(道政)에 득(得)이 될 수 없다. 이미 독(毒)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고 가기에는 너무 버거운 짐이 되어버렸다.

왜 그런지는 지사가 안다. 본인도 더 잘 알 것이다. 도민들은 더 더욱 잘 알고 있다. 알고도 모른 채한다면 비겁이고 무책임이다.

지도자는 한마디로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책임지는 것은 지도자의 당연한 의무다. 지도자로서의 권위나 신뢰는 책임에서 나온다.

그러나 이시장은 그러질 못했다. 7명의 공무원이 신분상 치명적 조치를 요구받고 있다. 원인제공자는 이시장이다. 그런데도 자기 때문에 곤경에 처한 공무원들을 모른 채 하고 혼자만 살려고 시장직 유지에 바둥거리고 있다. 무책임의 극치다. 신뢰는 잃어버렸다.

신뢰를 잃은 지도자는 경멸의 대상이다. 부하로부터 또는 그가 봉사해야 할 집단 구성원으로부터 경멸받는다면 불행한일이 아닐 수 없다.

발자크는 ‘권위란 한 번 비판이 되고 나면 그때부터 이미 권위가 아니’라고 했다. 권위를 잃은 수장은 조직을 이끌 여력이 없다. 무섭고 심각한 것은 그 때문에 조직이 무너져버리고 주저앉아 버린다는 데 있다.

막스 베버는 “지도자의 명예는 자기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는데 있다. 책임을 부정하거나 남에게 떠넘길 수 없으며 또 그런 행위는 용납되지도 않는다”고 했다. 그의 책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다.

그렇다면 이시장은 어떤가. 무책임하다. 책임을 부정하고 남에게 떠넘겼다. 그리고 도덕적이지도 않았다.
이로 인해 그의 신뢰와 권위는 추스를 수 없을 정도로 땅에 떨어져 버렸다.

온갖 불법과 특혜, 부동산 투기, 그와 관련한 가당치않은 구차한 변명은 45만 제주시민을 대표할 자격이나 자질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낸 발언이다. 3천명 가까운 소속 공무원들의 수장으로서도 자격 상실이다.

더구나 그는 취임사에서 다산 정약용선생의 가르침을 인용했다. 공직사회의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새겨지는 ‘청렴과 공정, 성실과 애민’을 강조했다.
그의 낯 두꺼움이 부끄럽고 듣는 귀가 부끄러웠다. 다산의 가르침을 부끄럽게 만들어 버렸다. 참으로 구역질나는 위선덩어리다.

고도의 청렴성과 윤리성, 고결한 도덕성과 정의감을 자랑하는 시민사회단체 30년 활동가가 할 처신이거나 입바르게 할 소리는 아닌 것이다.
그의 행동거지는 그가 속했던 시민사회단체의 이미지를 더럽힐 수도 있다. 그들에게 수치심과 모멸감을 덧씌웠다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이시장의 불법·부당행위와 특혜의혹이 불거지면서 각 언론매체에서는 그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원희룡 도정에 부담을 주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의 활동영역이었던 시민단체에서도 그랬다.

제주도의회 의장까지 나서 “공직자는 스스로 떠나야 할 때를 알 때, 가장 멋있어 보인다”고 에들러 점잖게 스스로의 사퇴를 종용했다.

원희룡지사도 점점 확산되는 이시장의 각종 불법·특혜의혹에 “도감사위원회의 특별조사 결과를 보자”고 했다. 그때 이시장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는 뜻이었다.
이시장도 마찬가지였다. 감사위 특별조사 결과에 따라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도감사위 특별조사결과는 지난달 31일 발표됐다. 이시장에게 제기됐던 각종 불법·부당·특혜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원지사는 침묵모드다. 벌써 일주일을 넘기고 있다.

조사결과에 대한 이시장의 대응태도는 더욱 가관이다. 엽기적이고 천박했다.
시장직을 놓지 않으려고 바둥거리는 안간힘이 천박했고 자신의 원인제공으로 7명의 공직자의 징계가 불가피하고 그들의 징계를 집행해야 할 당사자가 바로 이시장이라는 ‘코미디 같은 행정행위’가 엽기적이다.

자, 시간을 끌 일이 아니다. 원지사가 이제는 침묵을 깨어야 한다. 이시장을 껴안고 가려다가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겠다“는 민선6기 원도정이 ’10리도 못가 발병날 것‘이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려는 것이 아니라 ‘정상을 비정상으로 돌리는 꼴’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무슨 말 못할 사정이나 밀약이 있었는지는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이시장의 용도는 여기까지다. 사회적 분위기는 폐기(廢棄)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악화되고 있다.

그러기에 지금은 떼 내어야 할 시점이다. “이(李)를 버려야 원(元)이 살수 있다”는 사회일각의 말 지어내기는 그냥 해보는 농담일수가 없다. 원지사에게 보내는 강력한 주문인 것이다.

의리나 약속의 문제가 아니다. 체면이나 자존심의 문제는 더욱 아니다. 민심(民心)의 문제다. 민심을 잃어버리면 모두 잃어버리는 것이다.

마속(馬謖)은 제갈량(諸葛亮)이 아끼는 장수였다. 재기발랄하고 촉망받는 장수였다.
그런데도 제갈량은 명령을 어겨 전투에서 졌다고 그의 목을 쳤다. 울면서 베었다. 사사로운 정리나 의리보다 조직의 기강을 세우기위해서는 공정하고 엄정한 결단이 필요했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교훈은 그래서 오늘에도 유효한 공조직을 이끄는 교훈이다.

싱가포르의 리콴유의 총리시절 국립극장장 해임 사건은 서릿발 같은 공직기강의 백미(白眉)다. 총리부모를 극장 앞좌석 제1열(로열석)에 앉혔다는 것이 해임 이유였다.
싱가포르의 오늘을 있게 한 ‘청렴한 독재자 리콴유’의 엄정한 공직 관리 사례다.

‘좋은 일은 놓쳐서는 안 되고 악한 일은 커지게 놔둬서는 안 된다. 악이 커짐에도 바르게 고치지 않으면 화(禍)가 자신에게 미친다. 그런 후에 내 몸을 구해내려고 한 들 무슨 소용인가’.
고전(古典)의 가르침은 오늘에도 유효한 삶의 지혜요 영양제다.

원희룡지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인 것이다. 지금은 좌고우면(左顧右眄)으로 시간을 축낼 때가 아니다. 내쳐야 할 때 내치고 추슬러야 할 때 추슬러야 한다.
너무 오래 뜸들이다가는 밥을 태우기 일쑤다. 어리석고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사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민선6기 원도정의 밥솥은 타들어 갈 뿐이다.
“응답하라, 원희룡도지사‘, 도민들의 귀가 원지사의 입을 향해 쫑긋 열려있는 아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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