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때쯤이면 콧수염의 바리톤 성악가 김동규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그가 오페라 스칼라의 주역가수이며 베르디 국제 성악 콩쿨 1위 등의 화려한 이력보다는 대중들에게는 넘치는 위트와 사람 좋아 보이는 따뜻한 미소, 낭만적인 목소리와 트레이드마크인 콧수염으로 대중음악과 성악과의 간극을 허물어뜨리며 부르는 이 노래는 가을 낭만의 정수와 같은 곡으로 많은 이들의 애창곡으로 불리어 지고 있다.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오늘은 노래에 대한 얘기는 아니다.

10월에 이어지는 제주도 산하 공기업 사장 및 기관장을 선임하는 인사에 관한 얘기를 하려고 하다가 서두가 길어졌다.

지난 9월 11일, 구성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은 제주도의회에서 제10대 의회 전반기 의정혁신 실천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5개 공공기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시행하기로 제주도와 협의했다”고 말했다.

구 의장은 “제주시장 인사청문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 외로 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에 대해서도 도와 의회가 협의를 해서 추진키로 했다”며 “다만 시간적, 인력문제로 전체를 소화할 수 없어서 개발공사와 관광공사, 에너지공사 등 3개 공기업과 출자기관인 컨벤션센터, 출연기관인 제주발전연구원에 대해서만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 의장은 “인사청문회 시행을 위해서는 법적 문제가 있다. 행정시장 인사청문회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있지만 공기업이나 출자·출연기관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아직 아니다”며 “조례를 하나로 만들지 않고 2개로 분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는 행정시장 청문회에 관한 조례, 다른 하나는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청문회에 대한 조례를 만들어서 제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도와 도의회의 약속으로 오는 6일 처음으로 제주시장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개방형직위인 제주시장 공모에 이미 도내 7명, 도외 4명 등 11명이 응모했고 원희룡 지사는 이기승 도감사위원회 감사위원을 제주시장으로 내정했다.
이기승 제주시장 내정자는 제주일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최고위 과정, 제주대 고급환경전문가과정을 수료했고 연합뉴스 편집국 부국장 및 제주지사장 등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이다.

지난번 원희룡 도정의 첫 작품인 이지훈 제주시장의 낙마로 다시 선임하는 인사여서 도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또한 최근에 거론되고 있는 이기승 제주시장 내정자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들이 어떻게 인사청문회에서 정리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다음은 공기업 빅3다.

제주도개발공사, 제주관광공사, 제주에너지공사다.

원희룡 지사가 늘 강조하는 ‘제주의 미래가치’를 가장 핵심적으로 창출해야하는 공기업이다.

이미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공모를 통해 한국관광공사 출신 최갑열씨를 선임했다.

제주도개발공사와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은 현재 공모 중이다.

제주도개발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9월 25일 사장과 상임이사 2명, 비상임이사 3명을 10월 2일까지 공모한다고 밝혔다.

사장 응모 자격으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투자기관에서 임원으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거나 상장기업체 등에서 임원으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 공무원 3급 이상으로 2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 지방공기업에 관한 지식, 마케팅과 시장에 대한 경영전략이 풍부하고 최고경영자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틀을 잡았다.

앞으로의 사장선임 일정은 공모가 마감되면 오는 4일 1차 서류심사, 8일 2차 면접시험을 거쳐 복수로 임용권자인 도지사에게 최종 후보자를 추천하게 되며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 중 1명을 뽑아 제주도의회에 인사청문을 요구하게 된다.

또한 제주에너지공사 사장공모는 지난 9월 30일까지 끝냈고 향후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심사를 거쳐 최종후보자를 선발해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게 추천하게 된다. 이후 도지사는 최종 적임자를 결정하여 공사 제2대 사장으로 임명하게 된다.

사장 지원 자격으로는 지방공기업법 제60조의 '임원의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자로서 국가 또는 지방공무원 3급 이상 근무경험이 있는 자,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투자·재투자기관 또는 출연기관의 상근임원으로 근무경력이 있는 자, 경영·경제·에너지 산업관련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 지방공기업의 경영에 관한 전문적인 식견과 능력을 보유한 자로 되어 있다.

출자기관인 컨벤션센터 대표이사 선임은 아직 준비 중이고 출연기관인 제주발전연구원은 원장 공개모집을 통해 지난 9월 26일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응모자 6명을 대상으로 서류 및 면접심사를 진행, 제주대 강기춘 교수를 적격자로 선정해 이사회에 추천했다.

제주발전연구원 이사회는 지난 9월 30일 원희룡 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강기춘 교수가 원장직을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도의회에 인사청문을 요청하기로 했다.

제주신용보증재단도 앞으로 3년간 재단을 이끌 제5대 이사장을 오는 10일까지 공개 모집한다고 한다.

전임 박성진 이사장이 민선 6기 도정의 9개 공기업 사장·산하기관장에 대한 재심임 절차를 위해 사직서를 제출한지 꼬박 한 달 만이다.

그런데 제주신용보증재단이 앞으로 3년간 재단을 이끌 제5대 이사장을 공개 모집 계획을 밝힌 지 반나절도 되지 않아 지원 자격 일부를 추가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렇듯 벌써 시중에는 인사에 대한 여러 가지 설들이 나오고 있다.

하나하나 열거하지 않겠다.

지난 7월 1일, 원희룡 도정이 출범하면서 ‘인사가 만사다’라는 얘기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그만큼 인사가 관심도 많고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는 한정된 인재풀 때문에 인사 때 마다 적임자를 구하는데 더 애를 먹는다.

더구나 이번 원희룡 도정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가 너무 커서 하는 인사마다 부담도 만만치 않다.

끝으로 콧수염 성악가 김동규의 노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듯이 원희룡 도정의 이번 10월에 이어지는 인사가 도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멋진 결과로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을 10월 첫 날에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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