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토쿄올림픽 전에 일본에도 카지노 유치를 해야 한다고 아베 수상은 물론 카지노 유치 찬성파 국회의원들 사이에 안달이 났다.

공산당과 사민당을 제외한 초당파 국회의원 74명이 2010년 4월 "국제관광산업진흥의원연맹:약칭 (IR의연: 종합형 리조트)"을 발족하여 현재 중의원 480명, 참의원 242명 중, 참가의원은 135명이다.

역대 수상 경험자가 최고고문을 맡았는데 아베 수상은 현직 수상으로서 최고고문은 문제성이 있다고 해서 최근에 사임했다.

속칭 "카지노의연"으로 불리는 이 모임은 일본에도 카지노 유치를 해야 한다면서 2012년 1월부터 민주당 정권 당시 본격적으로 활동했었다.

그후 카지노를 축으로 한 "특정복합관광시설구역정비추진에 관한 법률안(IR추진법안)"을 내각 부문회의에서 금년 1월 31일 정식으로 승인했다.

아베 수상은 지난 5월 싱가폴 방문 때 일부러 카지노 시설을 시찰하면서 카지노는 "일본의 성장전략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내각 제출의 법안은 아니지만 다음 임시국회 때 성립을 목표로 하고있다"고 6월 미국 미디어의 취재에서 응하고 정부 주도의 카지노 유치임을 밝혔다.

또 6월에는 구체적으로 내각이 결정한 <개정성장전략>에 카지노에 대해서 "각 부처에서 검토할 것을 권한다."고 명기하고 7월에는 관방장관의 특명팀을 발족했다.

카지노 유치에 소극적이던 공명당 등에 배려하여 <IR의연>이 처음에는 일본인 이용 금지항목을 넣었다가 "외국인 고객만으로는 경영이 안 된다."는 의견이 나와 3일만에 일본인도 조건하에 이용 가능하도록 방향 전환을 했다.

어떻든 정부나 찬성파 국회의원들은 2020년 토쿄올림픽까지는 카지노 법안을 통과 시키고 올림픽 때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지상과제이다.

법안이 통과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카지노 중심의 복합리조트 유치를 위해서 토쿄는 물론 오사카, 홋카이도, 오키나와, 오사카 칸사이공항 주변 도시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렇게 정부와 국회의 카지노 러브콜에 일본의 미디어 대부분은 카지노 유치를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다. 요미우리와 아사히신문은 10월 17일과 20일에 반대 사설까지 게재했다.

그리고 "일본변호사연합회"는 동법안에 반대하고 페안을 요청한다는 의견서를 발표하고 각지의 12변호사회 회장이 성명을 발표하여 반대 집회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에는 현재 풍속영업으로 분류되는 파징코와 공영경기(公營競技)로 경마, 경정(보트), 경륜(자전거), 오토바이가 있다. 풍속영업, 공영경기라고 하지만 모두 공인된 도박행위이다.

시중에 자리잡고 도박성보다 대중오락으로 정착한 파징코를 예로 든다면 2012년 현재 일본 전국에 약 1만 1,100의 홀이 있으며 파징코 참가 인구는 1110만명, 취업 인구는 약 29만명, 시장규모는 약 19조 660억엔(한화 약 200조원)이다.

메스컴만이 아니고 각 단체와 카지노 유치를 반대하는 일본 여론의 공통점은 "도박의존자"가 후생노동성 발표에 의하면 약 536만명이 있다는 사실이다.

성인 남성의 약 8.7%(남녀성인은 약 5%)에 달해서 다른 국가에 비해서 높다고 한다. 이에 대한 대책을 소홀히 하고 카지노를 유치한다는 것은 새로운 의존자만를 양산하는 것만이 아니고 청소년대책, 불법자금의 흐름, 범죄 증가 등 제문제의 산적성을 들었다..

아베 수상이 <관광산업, 고용창출의 효과가 대단히 크다>라는 발언에는 관광산업 육성과 성장전략이 고작 도박의 하나인 카지노에 의존해야 하느냐는 비아냥의 비판도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아사히신문 사설에는 한국에는 카지노가 17군데에 있는데 자국민이 유일하게 이용 가능한 강원도 카지노에서도 의존자가 증가하여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카지노 유치전은 찬.반을 놓고 앞으로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될 것이며 아베 수상의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하면 가까운 장래에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걸림돌이 튀어나왔다. 아니, 걸림돌이라보다 큰 바위덩어리가 통채로 일본 정계에 예고없이 굴러떨어져서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아베 수상의 득의만만한 "여성이 빛나는 시대"라는 캐치플레이즈 속에 임명한 5명의 여성 각료 중 경제산업성, 법무대신 2명이 20일 전격 사임했다. 하루에 여성 각료 2명이 사임하는 전대미문의 일이 발생했다.

정치자금과 선거법위반 혐의인데 국회 심의 의제가 이 돌발적인 사태로 쟁점의 우선 순위는 정책 논쟁보다 각료 사임에 따른 책임 문제가 클로즈업되었다. 아베 수상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카지노 법안 심의는 늦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카지노 유치는 토쿄올림픽까지라고 역산으로 계산할 때 언제까지 미룰 수 없는 법안이다.

카지노가 17군데 있는 한국에는 서울 3, 부산 2, 인천 1, 강원 1, 대구 1, 경주 1, 제주 8개이다. 압도적으로 제주가 많은데 한국의 카지노 숫자는 세계 상위권에 속한다.

제주 국정감사 때 제주 <신화역사공원>의 카지노 개설이 국정 도마에 올랐다. <신화역사공원> 첫 계약 당시는 카지노가 명시되지 않았었다고 한다. 그후에도 2전 3전 속에 카지노 계약이 나왔다고 했다.

이 보도를 읽고 필자는 아연실색했다. <신화역사공원>만이 아니라 복합시설리조트 경우에도 프로젝트 핵심은 카지노 개설에 있다. 엄청난 경제력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헌법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수상은 물론 국회의원들까지 카지노 유치를 위해서 법률 개정을 위해 혈안이 되고 있을런지 모르지만, 제주에서는 계약서에 조차 제대로 명기 안된 상태에서 추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의 공공기관에 지나지 않은 컨벤션센터 책임자도 카지노 개설의 입장을 피력하는 등 카지노 정책에 대해 제주도는 너무 경솔하고 가볍게 접근하고 있다.

국정감사 자리에서 국회의원이 제주도지사에게 카지노 개설에 신중을 기해 달라는 부탁에 가까운 조언을 들었을 때는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었다.

이러한 와중에 카지노 에이전트(전문고객 모집인)가 세금 한푼 안 내고 1,900억을 수령했다고 한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제주도의 카지노 관리의 헛점의 실상을 노출 시킨 상징적인 일이었다.

제주도 카지노 8군데는 서로 이동거리가 채 한 시간도 안 걸리는 이웃 동네처럼 산재해 있다. 이렇게 좁은 지역에 또 다시 복합리조트 운운 속에 새로운 카지노를 개설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