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차)2012.7.12(목)San Juan-Bodenaya(25km),                         

    06:30-13:30(7시간), 알베르게:10유로(기부)

오늘 걷는 길도 너무나 좋습니다. 화창한 날씨에 계속 숲 길이 이어집니다.

'북의 길'은 한산해서 좋다고 하는데, '오비에도' 부터는 사람들이 꽤 많은 편이었 습니다.

아마도 여름엔 '프리미티보' 숲 길이 좋아서 이곳으로 몰리는게 아닐까 생각 됩니다.

오후 1시 30분에 알베르게에 도착했는데 밖에 한 젊은이가 앉아 있었습니다.

당연히 순례자인줄 알고 '순례자이냐? '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하며 나를 안으로 안내 하였습니다. 아주 젠틀한 오스삐딸레로였습니다.

접수를 하고 나서 특이한게 많길래 사진을 찍으며, "기부금 만으로 운영이 되느냐?

떻게 해서 알베르게를 운영하게 됬느냐?" 등 궁금한 것들을 계속 물었습니다.

"마드리드에서 택시 운전수로 일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카미노 길을 걸었는데, 3어느 날 이 길을 걷다가, 이 집을 판다라는 홍보물을 보고. 이곳에 알베르게를 지으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구입했다.

그 후 일년 간 집을 수리한 후, 4년 전 부터 알베르로 운영하고 있는데 기부금 만으로 아무런 문제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시설도 완벽하고, 친절하고, 저녁과 아침까지도 제공하는 아주 완벽한 알베르게였습니다.

음식 준비도 혼자서 하고 심지어 설거지 까지 혼자서 다 하였습니다.

저녁 후 설거지를 돕겠다고 해도 완강히 사양 하다가, 하도 강력히 항의하니 그때서야 겨우 허락을 할 정도였습니다.  

젊지만 (40대 초반) 순례자를 위한 봉사정신이 투철한 고마운 분이셨습니다. 밖에 서 있다가 순례 자가 오면 친절히 안으로 안내하여 접수를 하고 설명을 한 다음, 다시 밖으로 나 가 순례자 맞을 준비를 하고~~

실내 장식도 아주 잘되어 있었습니다.  실내는 여기저기 그의 숨길을 느낄수 있는, 조금은 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듯한 분위기의 숲 길입니다. 

 

 

 

 

 

 

 

 

 

 

60세 난 친정 어머니와 50세의 남편과 아들 딸이  

'오비에도'에서 산티아고 까지 간다고 합니다.

막내 딸은 이제 겨우 10살이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가족이 7명이라고 했는데

알베르게에서 보니 6명 밖에 안되었습니다.

한 명은 어디 있느냐고 하니  '임신 5개월 짜리를 배에 넣고 가고있다'며

볼록한 배를 가리켰습니다. 대 가족이 걷다보니 속도가 너무 느렸습니다.

25일까지 산티아고 간다는데 가능할지 걱정 됩니다.

오늘 어디까지 가느냐니까, '보데나야' 알베르게가 좋다고 해서

그곳까지 간다고 하였습니다.

나중에 보니, 나 보다 4시간 늦은 오후 5시 30분에 도착하였습니다.

8시에 출발 했다고 하니 9시간 반이 걸린셈이었습니다.

임신한 몸으로, 친정 어머니와 10살 짜리 꼬마까지 데리고,

 대 가족이 15일간의 긴 도보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유럽인들의 자세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고 숙연해지기까지 합니다.

식구도 많다보니 침대도 한 방에 다 있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져 잤습니다.

막내는 내 위 침대에서 잤습니다.

 

왼쪽부터 막내 딸, 큰 딸, 남편, 친정 어머니

 

 

 

  다리를 절룩거리며 무척이나 힘들게 걷고있는 폴란드 신부님과 청년 

-이때는 누구인지는 모른 채 '배낭무게만 줄여도 힘이 덜 들터인데...'라는

 생각을 하며 그냥 지나쳤는데, 저녁에 알베르게에서 미사를

집전 하실 때에야  신부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임신한 부인은 앞서 가고 있습니다. 

 

  일가족 6+1명이 함께 걷는 폴란드인 

-아이들 포함 6명이 걷고 있었습니다.

 

  오랫만에 보는 돌로 만든 화살표시 

-프랑스길에선 숱하게 보아왔지만, 이 길에선 보기 힘들었습니다.

 

 

 옛 수도원 건물

 

 대 도로변 옆에 순례자를 위한 길을 일부러 냈습니다.

 

 동물 서커스 공연장을 지나갑니다

 

 '살라스' 성당입니다

 오른쪽 벤치가 있는 식당에서  

스페인 가족과 술 한잔 하며 휴식을 취하였습니다

 출발 전 스트레칭 하고 있는 '토니' 

-이 곳 '살라스' '바르'에서 스페인 팀과 맥주 한 잔씩을 하였습니다.

계산 하러가니 벌써 '토니' 남편이 계산을 한 후였습니다.

얼른 10유로를 내며 '어제 점심, 저녁도 얻어 먹었으니

 이번은 내가 내마'하고 돈을 주고 돌아섰습니다.

헌데 굳이 쫓아 와서는, 억지로 주머니에 돈을 집어 넣었습니다.

다시 돌려 주었더니 '정 그러면 다음에 맥주 한 잔 사라'고 하며

 강제로 쥐어주고 갑니다. 고맙기 그지 없지만,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기회포착 잘해서 내가 한번 크게 쏘아야 할터인데~~

 

   30분 만 더 가면 오늘의 종착지 '보데나야'입니다

 이스라엘인 '길'과 '로베르또' 

 -알베르게 도착 직전, 길가 벤치에 웃통을 벗은 청년이 앉아 있었습니다.

사진 찍어도 되느냐니까, 엄지 손가락을 들며 오케이 하였습니다.

나에 대한 얘기는 며칠 전부터 들어서 나를 알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난, 3년 전 프랑스 길을 걸을 때 6일 동안 이스라엘인과 함께 걸은 적이 있는데

그 이후 이스라엘인을 만난것은 처음이라 더욱 반갑다며,

수건에 싸인을 받고 한 참동안 대화를 하였습니다.

'로베르또'와는 이날 이후 여러번 만날 기회가 있어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가 만난 서양인들의 스마트폰은 모두 삼성 제품이었습니다

 -내가 삼성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으니 웃통 벗은 '로베르또'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내것도 삼성제품'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후 많은 서양인들의 스마트폰을 볼때마다 일부러

제품을 확인했는데 모두가 삼성제품이었습니다.

 코리아 화이팅입니다!!

 

 알베르게 전경입니다 

 

    또 한번 신세를 지다 

-배낭을 내려놓고 슬리퍼를 신으려고 찾으니 없습니다.

아뿔사, '산 후안' 알베르게에 놔두고 온 것이었습니다.

아침에 배낭을 싸면서 빠뜨린 것입니다.

슬리퍼는 알베르게에 도착해서 다음 날 출발시 까지

꼭 있어야 하는 필수품인데~~

대 도시 아니면 파는 곳도 없는데 어떡하나???

조금 있으니 스페인 팀이 도착 하였습니다.

사정을 얘기하니 '토리' 남편이 '걱정말라' 면서

 자신의 여분 슬리퍼를 선물이라며 주었습니다. 이런, 고마울데가~~

하필이면 이럴때 여분의 슬리퍼를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나다니~~

참으로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핸드폰 고리는 이미 준 상태이고, 뭐 선물 줄게 없을까 하고

궁리해보니 제주오름 스카프가 생각이 났습니다.

얼른 꺼내 주었더니 ,고맙다며 스카프에 이름을 써달라고 하였습니다.

한글, 한자, 영어로 정성스럽게 써 주었습니다.

 

 윷 놀이를 하고 있는 스페인 팀 

-알베르게에 도착하면 샤워와 빨래 하고 난 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침대에서 쉬는데,

 스페인 사람들은 거의가 오락을 하거나 밖에서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정 많고, 말 많고, 말 소리가 크고, 친절하고 노는 것을  

즐기는 국민들인 것 같습니다.

 

 오스트리아 아가씨 '안드레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데, 발목 부상으로 걷기가 너무 힘들다면서

 중간에 포기할것 같다고 걱정을 합니다.

 

 내가 만난 최 연소 카미노 순례자, 10세의 '하니아'와~

 내 침대 윗 층으로 올라가고 있는 '하니아' 

-우려와 달리 너무도 조용히 침대에서 자서, 숙면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교육이 잘된 어린이 같습니다.

 

  사진을 찍어 걸어 놓겠다고 하며,  

내 수건을 찍고 있는 오스삐딸레로 '알레한드로'

 '알레한드로'와~~ 

그에게서는 성직자같은 기품이 풍긴다. 뒷 쪽이 부억입니다.

 핸드폰 고리를 내가 주자마자, 고맙다면서 바로 핀에 꼽고 천장에 붙였습니다.

 

 순례자들의 빨래

 

 

 

 

 

 

 

 저녁 식사 전 

-왼쪽부터 나, 아들,막내 딸, 큰 딸,친정 어머니, 부인,

남편 ,폴란드 아가씨,폴란드 신부님

 

 

 

 

 

 

 

 

   식사 후 식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는 장면 

-가톨릭 교인 여부에 관계없이  

오스삐딸레로를 포함, 전원이 미사를 함께 보았습니다. 

 미사후 기념 촬영 

-뒤의 벽면에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축구팀 현수막이 눈 길을 끕니다.

 

 

 

 

  알베르게 이모저모 

  

 

 

 

     

 100년 전(1905년)의 순례자 사진 

 -배에 찬 보따리 하나는 자신을 위한 것이고  

하나는 남을 주기위한 것이라 합니다.

과연 나는, 남을 위해 내가 가진 보따리를 준 적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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