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차)2012.7.16(월)Castro-O Cadavo(47km),

                            06:30-18:45(12시간 15분), 호텔:25유로 

어제 오후에 '참피온'과 오늘 일정을 의논했습니다.

그는, 오늘 코스는 거리는 비록 23km 밖에 안 되지만, 아주 힘든 코스이니 'O

Padron'까지만 가는게 좋다고 하였습니다.  

특히 이 곳은 알베르게도 좋다고 하면서~~

'스테판'도 같은 의견이었습니다. 독일어판 가이드 북이 가장 최신정보이니 나도  

그들의 의견에 따르기로 결심 하였습니다. '스테판'은 10시 경 출발  한다고 하므 

로 프랑스 부팀과 함께 6시 반 경 출발 하였습니다. 시속 5km 정도의 속도로 걷 

다가 '오 아세보' '바르'에서 밀크커피를 마시고 있노라니 프랑스인 '참피온'부부 

가 지나 갑니다. 나도 마침 차를 다 마시고 출발하려는 순간이었기에 그들을 따라  

나섰습니다. 그들은 빠르게 걷는 편이었습니다. 뒤에 가려니 일부러 천천히 가는 

것도 어렵고 해서 앞서 나갔습니다. 그들이 영어를 못하니 동행하기도 어렵기 때 

문입니다. 그러니 나도 모르게 과속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그들과 몇 번 조우 

했는데, 그때마다 내가 앞서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마을에 들어서자 마자 길가에  

식당이 있는데, 오늘의 메뉴가 8유로라고 문 밖에 적혀 있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12시 밖에 안 되었습니다.

알베르게도 근처에 없는데 8유로짜리 오늘의 메뉴가 있다니 이게 웬떡이냐 싶었 

습니다.  와인과 더불어 맛있는 점심을 오랫만에 식당에서 먹었습니다.

헌데 이상하게도 순례자들이 아무도 들어 오지 않았습니다.

내가 제일 앞 섰으니 지나가다가 분명히 들를텐데~~???

그 의문은 곧 풀렸습니다.식당에서 10여분도 채 안된 곳에 알베르게가 있었습니 

다.  그게 바로 오늘 묵기로 한 O Padron의 알베르게였던 것이었습니다.

식당은 O Padron 가기 1km 전에 있는 'Fonsagrada'의 식당이었습니다.

그러니 식당으로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스페인어로 쓰여진 가이드 북을 보니 '오스삐딸 데 몬또또우' 까진 7.6km가 남았 

습니다. 그때 시간은 12시 30분. 잠시 생각을 하다가 그곳까지 가기로 계획을 수 

정 하였습니다.  그런데 3시 쯤에 나타나야 할 '오스삐딸 데 몬또또우'가 이상하게 

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3시 30분경이 되어서야 마을이 나타 났습니다.

마을 초입에 있는 '바르'에 들어가서 알베르게가 어디 있냐고 물으니 이곳엔 없다 

고 하였습니다.  알베르게는 이곳에서 부터 12km 떨어진 'O Cadavo'까지  가야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 곳은 '오스삐딸 데 몬또또우'가 아니었습니다.  

이곳에서 부터 4km 전에 있는 산꼭대기에 있다는 것 이었습니다.  

헌데, 더 황당한 사실은 그 곳에는 알베르게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드 북에 1 step으로 나와 있으니 분명 알베르게가 있을 터인데~~ 

인근의 '바르' 주인이 극구 없다고 하므로 나도 자신이 없어집니다.

'바르' 주인은 내가 '까스뜨로'에서부터 걸어 왔다고 하니, 'O Cadavo'까지는 택 

시를 타고 가라고 종용합니다. 걷기위해 온 내가 아무리 힘들더라도 택시를 타고  

갈수는 없는 일...계속 전진합니다. 왼쪽 발 바닥과 오른 쪽 새끼 발가락이 약간 아 

팠으나 그런대로 참을만은 하였습니다. 자주 쉬면서 발을 잘 보살폈습니다.

헌데 마음이 급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빨리 걷게 되는 나를 발견하고는, 흠칫놀 

라 자를 바로 잡으며 마음을 다 잡습니다. 절대로 무리하지 말자고 다짐을 합니 

다. 원주 100km 걷기대회도 이상 없이 걸었고, 작년 카미노 길에서도 51km를 무 

리없이 걸었지 않았는가? 걷는것은 자신이 있는데, 문제는 그 곳의 알베르게가 그 

저께 처럼 만원이라면...???'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라는 막연한 추측은  

해 보지만, 불안한 마음을 금할수는 없었습니다. 만일 만원이라면 다시 8.5km를  

걸어야 하는데 그곳에도 알베르게가 비어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걷기 시작하여 12시간 15분 만인 오후 6시 45분 

에야 겨우 O Cadavo' 알베르게에 도착하였습니다.  

문 밖에는 카나다인 '기베르뜨'와 이탈리아인 '루시아노'등 여러명이 환담을 나누 

있었습니다. 헌데 우려대로 알베르게는 만원이었습니다.

 혹시 펜션이나 호텔에 방이 있을지 모르니 옆의 식당에가서 물어보라고 하였습 

니다. 식당에 가서 물어보니 펜션은 만원이고 다행히 호텔엔 방이 있다고 하였습 

니다. 가격은 25유로. 시설은 너무 좋은데 방이 너무 아깝습니다.

더블 침대라 두 사람이면 한 사람당 12.5유로면 되는것을~~

그동안 너무 고생했다고 하느님께서 내게 선물을 주신것이라 생각하고 샤워하고  

빨래하니 어느새 8시입니다.

   여명의 순간들~~

     새벽 안개로 마을이 몽환적입니다 

 지평선 너머로 여명이~

 마치 비행기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기분입니다

   풍력발전기와 운해 

 오랫만에 그림자 놀이도 하면서~~

 

 산 정상의 풍력발전기를 지나칩니다.

 

 오늘의 고생은 이 메뉴판으로 부터~~

 

 점심시간으론 이른 12시 였지만,  내가 식사를 마치는 동안 순례자가  

한 사람도 들어오지 않은 것을 보고  눈치채야 했었습니다~~

 앞으로 닥칠 불행에 대해선 까마득히 모른 채 기분좋게 식사를 마쳤건만~~

 

 

  불안한 마음으로 걷다가도  

이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눈 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장관들~~

 

    다시 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곳이 '오스삐딸 데 몬또또우'였습니다.

 이 곳에 다다를 쯤에,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하느라 근 30여분 간을

울면서 걷다보니 미쳐 표지판을 못 본 것이었습니다.  

 이 근처였을텐데 왜 못 보았을까???

 

 '오스삐딸레또 데 몬또또우' 알베르게는 어디에...???

 

 

혹시 오른 쪽의 저 보이는 건물...??? 

 이왕 버린 몸, 멋진 풍경이나 찬찬히 감상하자~~

 피부병에 걸린 나무???

   속 타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금 이 순간 너희들이 부럽다~~

 멋진 풍광을 바라보며 쉴수 있도록 만들어진 벤치를 보니  

앉았다 가고 싶다만, 그늘이 없구나~~

 '빠라데메야' 바르' 

오늘의 목적지인 '오스삐딸 데 몬또또우'를 지나 4km 지점에 있는

이 곳을 목적지로 착각하고 기뻐 했었었습니다.  

 다시 지루한 걷기가 시작됩니다 

-저런 높은 산 들을 몇 개나 더 넘어야 될까???  

  O CADAVO 알베르게


-출발 12시간 15분만에 어렵게 도착한 숙소가 

 만실이라고 해서 오스딸을 찾아 갑니다. 

알베르게 앞에 있는 4명의 순례자들과는 나중에 여러번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하였습니다. 

 

 

-호텔에 도착하니 순례자 여권을 보여 달라고 하였습니다.

순례자는 일반인 보다 숙박료가 훨씬 싸다는것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모처럼 신중하게 선택한 음식도 노 굿!! 

-그동안 한결같이 믹스드 살라다에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먹었는데,

오늘은 고생도 엄청했고 호텔 음식이라니 좀 색다르게 생선요리를 시켰는데

결과는 최악의 선택~~

 

 프랑스 순례자 세 분으로 부터 싸인을 받고 있는 장면 

-젊은 여성은 싸인과 함께 '귀국하면 내게 편지쓰는것 잊지 말라'고 쓰네요.

 

 

 이 세분은 처음부터 호텔에 투숙했다고 합니다. 

-혼자만 아니라면 호텔이어도 결코 비싸지 않음을 알게되었습니다.

이 역시 정확한 정보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는 경우입니다.

 

 

             

 
 
 

호텔내 내 방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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