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가 이성구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 것에 대해 제주자치도의회가 강기춘(54)제주발전연구원장(JDI)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무기한 거부하기로 했다.

제주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고정식)는 이날 오전 10시 상임위 회의실에서 강 예정자를 출석시킨 가운데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원희룡 지사가 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사실상 부적격 판단을 내린 이성구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를 임용키로 결정한 것에 대해 '의회의 인사청문회 결과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판단, 강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무기한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고 위원장은 이날 "지난 8월 의회는 도와의 공동 발표문을 통해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과 업무수행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고 협치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행정시장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합의했고 그 이후 행정시장만이 아니라 지방공기업, 출자·출연기관의 장에 대해서도 범위를 넓혀 도정과 의정이 협력하는 상생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지방자치의 진정한 의미를 구현하고자 노력했다"며"하지만 그동안 몇 차례의 인사청문을 거치는 동안 도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으리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허탈감을 느끼게 하는 행태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이어 "어제 제주에너지공사장 예정자에 대한 기습적인 임명 강행은 도의회에서 부적합 의견을 제시한 완곡한 표현을 거슬렀을 뿐만 아니라 인사청문을 통해 드러난 도민들의 부정적 여론을 무시한 것으로 도민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며"이것은 원희룡 도지사가 스스로 '협치'를 포기한 것이고 인사청문회를 '무늬만 공모'에서 '무늬만 청문회'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로써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두고 시작된 원희룡 도정과 구성지 도의회와의 갈등이 이번엔 인사청문회로 이어지면서 도민들에게 적지 않은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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