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지과 / 한해살이풀

◆ 학명 : Solanum carolinense L.
◆ 꽃말 : 믿을 수 없음

 


늘 다니던 길인데도 잠시 한 눈 파는 동안 보이지 않았던 들꽃들이 비 온 뒤에는 쑥쑥 자라 어느 사이 길가 모퉁이엔 자기만의 영역을 점점 넓혀가는 아이들이 가끔씩 눈에 들어옵니다.
이 아이도 햇살 아래 무리지어 하얗게 빛을 내며 유혹하는 모습이 가던 길을 멈추게 합니다.
가까이 가보았더니 ‘도깨비가지’다.

 

 


가지와 잎 뒷면에 가시가 달려있어 금방 알아볼 수 있습니다.
날카롭게 생긴 가시가 금방이라도 찔릴 것 같은 도깨비 뿔을 닮은 ‘도깨비가지’
줄기와 잎 뒷면에 희한하게 가시가 나 있어 '도깨비가지'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나 봅니다.

 


전국 어디에서나 빈터만 보이면 흔히 볼 수 있는 이 아이는 여름이 시작되는 6월에서 여름이 끝나는 8월까지 피고 지기를 여러 차례합니다.
북아메리카에서 바다 건너 온 이 아이는 귀화식물이기도 합니다.
꽃 색깔은 흰색이지만 가지꽃과 너무 많이 닮았습니다.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갈 것 같은 별모양의 하얀 꽃잎 위로 노란 수술(5개)과 초록의 암술대가 하늘이 보고 싶은지 얼굴을 밖으로 삐죽이 내밉니다.
아마 이 아이는 자기가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임을 알고 있는지 자기의 속살을 드러내며 자꾸 유혹하나 봅니다.

 


그렇지만 사람에게나 동물에게 해를 끼치는 아이라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아이입니다.
꽃말에서처럼 믿을 수 없는 아이가 돼버렸는지 가시가 달려 있는 유해 식물이라 가축도 피하는 식물이 되었습니다.

 

뿌리가 잘려나가도 조금의 뿌리만 있으면, 번식력이 대단해서 무서운 속도로 우리 들꽃 속으로 자꾸만 파고듭니다.
생태교란 식물로 아쉽게도 바로 제거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네요.

 

 

시든 잎사귀 사이로 노란 열매가 눈에 띄는 걸 보니 이 아이도 언제부턴가 이 곳으로 이사와 터 잡고 살았었나 봅니다.
또르르 굴러갈 것 같은 구슬모양의 연두 빛깔 열매도 점점 노랗게 익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 아이는 다음 해에도 이 자리에 터를 잡고 살아갈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안스러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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