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난 27일 오전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위치한 서울여성플라자에서 '대안농정 대토론회'에 참석해 토크콘서트를 벌였다.

 

좌측 안희정 충남지사   우측 원희룡 제주지사

 원희룡 .... “나에게 농업은 어머니”

원 지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나에게 농업은 어머니"라며 "실제로 어머니께서는 초등학교도 못 나오셨고 여든이 되셨지만 지금도 농사를 짓고 있는데 농업은 생명의 원천인 먹거리와 연결돼 생명의 어머니와 떨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농업의 문제는 이제 농촌의 쇠락, 도시 집중 문제 등 구조적인 문제를 숙제로 껴안게 됐다"고 "제주도 생산의 18%를 차지하는 제주 농업의 미래를 위해 의존적인 농업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농업 문제는 과연 농심을 가슴속에서부터 알겠느냐. 가슴을 통하는 문제였다"며 "방향은 제시돼 있지만 현실적인 조건이 안돼 원위치로 돌아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농업 정책을 펴는 데 있어 어려움을 소개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어렸을 때 농사꾼으로 살기 싫어서 죽기살기로 공부했고 좋은 대학을 갔는데 이제 제주도로 다시 돌아왔다"며 "어머니가 생의 고향이고 출발점이다. 농사가 흘린 땀만큼 애정만큼 결과가 돌아와야 하는데 그렇게 만드는 것은 내 책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원지사는 이날 함께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토론회에 앞서 대기실에서 서로 반갑게 맞이하고 어깨동무를 하며 사진 촬영에 임하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안희정 ...."나에게 농업은 '철학'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우리나라 농업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치분권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 지사는 농업의 의미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나에게 농업은 ‘철학’이다. 농업은 땅의 미생물로부터 하늘의 기운까지 다 읽어야 하기 때문에 가장 현명한 사람의 직업”이라며 “농민이 자부심을 잃지 않고, 21세기 새로운 웰빙 라이프 직업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선출직 공직자가 농민을 위한다고 하는데 우리 농업 현실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충남은 3년간 3농혁신을 이야기해왔다”며 “3농혁신의 핵심은 그동안 본질을 회피했던 농업문제에 대해 정부와 전문가, 농민, 농협이 만나서 이야기 하자는 것이다. 문제의식을 공감한 후 실천전략에 대해 이야기가 전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농업 정책이 성과를 거두려면 생산자 조직이 들판을 가꾸고 경영을 고민해야 하는데, 관에서 나오는 재정을 더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중앙정부가 법률로 자율성이 없도록 만든다. 도지사도, 농민단체도 자기책임성을 보장할 만한 권리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성토했다.

‘농(農)의 새로운 미래-지역, 청춘 그리고 도농연대의 비상’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안 지사를 비롯해 원희룡 제주도지사, 염태영 수원시장, 박노욱 경북 봉화군수가 참여했다.

이어 “한국은 모든 분야에서 공무원과 생산자가, 손님과 주인이 바뀌어 버린 역전현상이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농·어민이) 필요한 예산을 결정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데 공무원이 담당하려니 쫓아가기에 급하다”며 “어떤 형태든 자치분권으로 가야한다. 도에서도 농정을 필 때 단돈 100원 이라도 (농·어민에게) 의사를 묻고 방향을 결정하게 하는 등 자기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현장이 중심이 돼야 하는 농업정책을 중앙정부가 좌지우지 하고 일선 자치단체는 권한이 없다보니 현실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 책임과 권한을 자치단체, 나아가 생산자 조직에게 분산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가능하면 도시권 단체급식을 영양교사와 상의해 (생산자와) 직거래 계약하고, 입찰방식을 공정가격으로 하면 유통과정의 문제에 대응하기 좋을 것 같다”며 “도와 시·군 등은 행정협약을 통해 거래의 틀을 만들어 주면 좋을 것 같다. 다만 최저가격보장제라는 것은 반드시 생산자이 조직된 참여나 계획 없이는 보장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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