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일정 중 집행기관 감시와 도민 알권리 충족을 위해 열리는 제주도에 대한 도정 질문이 의회가 우근민 도지사의 공식 일정으로 단축해 버려 도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2일 우근민 도지사와 도 각국 실·국장을 출석시켜 벌이는 제주도의회 도정 질문이 우 지사의 일정상 상경해야한다는 이유로 서둘러 끝내 서면으로 대신 제출해버리는 등 순식간에 졸속이 변질돼 버렸다.

이에 따라 도의회는 도민 대의기관으로써의 의무를 우 지사 요청에 따라 져버려 도지사 편의 봐주기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재경도민회 소속 경제인들이 참석한 제주대학교 취업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후 4시 비행기로 상경했다.

이로 인해 이날 도정질문은 평소보다 30분 빠른 오전 9시 30분에 열리긴 했으나 우근민 도지사의 비행기 시간을 맞춰주기 위해 오후 3시가 되자 도정 질문을 끝내버렸다.

이날 주요 안건은 도민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호접란 대미 수출, 한라산 삭도, 지역 항공, 감귤 문제, 섬문화 축제 폐지에 따른 시설투자비 대책 등이 있었다.

이날 오전에는 김병립·강창식·고석현·김영희 의원이 각각 개발공사, 호접란, 지역항공 등 도 정책에 관해 질문을 벌였다.
 
그러나 오후에 진행된 도정 질문은 강호남·홍가윤 의원만 진행되고 현승탁·양우철·부봉하 의원의 질문을 모두 서면으로 제출해 마감했다.

이에 따라 국비지원사업, 도민제안 예산안 반영, 도 인사, 개발센터 관련 질문, 섬문화 폐지에 따른 대책 등의 굵직한 현안들이 서면 제출로 싱겁게 끝나버렸다.

우 지사는 그나마 진행했던 도정 관련 답변도 핵심을 비껴 말해 성의가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영희 의원은 “쇼핑아웃렛 이익금 도민 환원 대책에 대해 물었으나 지사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털어 놓았다.

또 홍가윤 의원은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 물을 때는 도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세부적으로 상세히 답변해 줘야 도리다”며 우 지사의 답변 태도를 꾸짖기도 했다

▲우근민 지사 도의회에 사전 예고 없이 상경 일정 잡아=우근민 도지사의 일정은 제주대학교가 주최하여 재경도민회 소속 경제인들에게 제주대학교와 학생들을 소개하는 자리다.

당초 우근민 지사와 김영훈 도의회 의장이 같이 상경하기로 했으나 김영훈 의장은 올라가지 않았다.

그러나 우근민 도지사가 이번 서울 행사를 제주대학교와 결정해 놓고 나서 의회에 통보해 왔다는게 알려지면서 의회를 홀대하는 태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도의회 승낙은 옳은가? =또 도의회는 도정질문 기간에 우 지사가 갑자기 제기한 서울 행을 쾌히 승낙해준 꼴이 돼 도민의 대의기관의 역할을 저버렸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김영훈 도의회 의장은 이에 대해 “청년실업 악화된 현실에서 지역 청년들을 위해 백번 양보한 것”이라며 “제주대 개교 이래 청년실업 비상수단으로 치러진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승인해 줬다”고 말했다.

▲도정질의 날짜는 정해진 것=의회의 운영은 집행기관의 사무에 대해 매년 제2차 정례회 중 10일 이내의 범위 내에서 행정사무감사를 한다.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자치단체 사무전반을 다루며 집행 기관의 감시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열린다.

지난 11월 21일부터 시작된 이번 도의회 감사는 각 위원회별로 7일간의 행정사무감사를 벌이고 지난 12월 1일부터 양일간 도정 질문을 벌이기로 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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